'김기현 체제' 재편성에도…"대표 사퇴해야" 일갈 터진 의총(종합2보)

이상원 2023. 10. 15.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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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김기현 2기 체제 구성
영남권 빼고 '수도권' 위주로
김기현 대표직 유지에 공방
일각서 "쇄신 대상이 쇄신돼야"

[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국민의힘이 임명직 당직자 전원이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를 책임을 지고 총사퇴하면서 ‘제2 김기현 체제’를 조기에 꾸리게 됐다. 후임 인선을 구성, ‘총선 체제’로 신속히 전환해 당내 잡음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다만 당 일각에서 김기현 대표의 교체가 곧 쇄신의 핵심이라는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당 내홍에 맞닥뜨렸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윤핵관 아닌 수도권 인사로 재배치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총선 공천 실무를 맡게 될 사무총장 등 임명직 당직자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아닌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인사로 바꿀 방침이다.

당 지도부는 △사무총장을 비롯한 △정책위의장 △전략기획·조직부총장 △지명직 최고위원 △여의도연구원장 △수석대변인 등 8명의 인선을 이르면 16일 최고위원회의를 거쳐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직전 임명직 당직자들은 전날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 패배로 책임을 지겠다는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고 김 대표는 이를 수용했다.

김 대표가 주말을 할애해 개편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후임 인선을 신속히 단행해 선거 패배 후유증을 조속히 극복하고 ‘총선 대비 체제’로 조기에 전환하려는 의도에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선거의 패배로 뒤숭숭한 것은 맞으나 최대한 빨리 총선 모드로 바꿀 필요성을 느꼈다”며 “선거 패배 후 인선 교체 이야기가 바로 나왔다”고 밝혔다. 특히 예민한 사안인 ‘총선 공천’을 두고 나올 수 있는 당내 잡음을 하루 속히 잡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표의 인선 키워드는 ‘탕평’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임명직 당직자 인선에서 절반 이상은 수도권 인사들로 구성될 방침이다. 원외 인사도 1명 포함된다. 또 다른 관계자는 “윤핵관이 전면 배치될 일은 없다”며 “총선을 위해선 그래야 한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그만큼 수도권에 절박하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인선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쇄신에 진심이라는 것을 보여줄 최선의 방식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가 사무총장에 대한 인선을 마지막까지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경기 분당을)·유의동(경기 평택을), 수도권에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현 부산 해운대갑)과 영남 출신이지만 중도적 이미지를 갖고 있는 김도읍(부산 북강서을)·김상훈(대구 서구)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 관계자에 따르면 특히 정책위의장은 수도권 의원이 맡을 가능성이 크다.

김기현(왼쪽 두번째) 국민의힘 대표와 사무총장직을 사퇴한 이철규(오른쪽) 의원 등이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노진환 기자)
“김기현 사퇴” vs “새로운 인사로 혁신”

다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인적 쇄신인 국민의 입장에선 “눈 가리고 아웅”이 될 수 있다며 지도부가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대표의 사퇴까지 촉구했다. 반면 당 지도부가 쇄신의 의지를 보인 만큼 혁신위원회를 발족 후 그 주축으로 당이 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맞붙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선 ‘김 대표 사퇴론’이 제기되는 등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의원총회 중 나와 기자들과 만나 “위기를 위기로 못 느끼는 것이 위기라고 (발언대에서) 말했다”며 “비상대책위원회에 준하는 혁신위원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총에서 “(임명직 총사퇴가 부족하다는) 말을 한 의원들도 있었다”며 “(김 대표의 사퇴가 필요하다는) 그런 (말을 하는) 분들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윤 의원은 “김 대표가 사퇴하면 그다음 대안이 무엇이냐, 그래서 비대위에 준하는 혁신위를 만들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당 중진들도 공개적으로 힘을 실었다. 5선 중진인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집권당 대표 자리를 당신이 감당하기에 버겁다”며 보궐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정부가 바른길을 갈 때는 확실하게 뒷받침하겠지만, 민심과 엇나갈 때는 야당보다 더 단호하게 바로잡겠다는 그런 결기가 있는가”라며 “그럴 각오가 없다면, 물러나라. 각오가 있다면 다시 시작하라”고 했다.

최재형 국민의힘 의원은 “임명직 당직자 사퇴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고 피력했다. 이어 최 의원은 “국민이 내린 사약을 영양제나 피로회복제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죽어야 산다”고 했다.

다만 김 대표의 ‘사퇴론’을 촉구하는 의견이 크지 않다는 주장도 나왔다. 총선을 6개월 앞두고 당 대표를 바꾸고 비대위 체제로 가는 것이 오히려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되지 않고 소모적인 과정에 그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영남권의 3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사퇴론이 부각돼서 그렇지 실제로는 사퇴론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며 “70~80%는 쇄신하는 지도부 체제에서 혁신을 하자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회의에 참석한 또 다른 재선 의원은 “김 대표에 대한 불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대동단결해서 당이 하나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가 끝난 후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를 중심으로 민심을 받들어 쇄신안 마련할 것”이라며 “당 혁신기구와 총선 기획단 출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인선을 마친 직후 혁신위원회 발족 및 혁신안으로 당 체질을 개선에 착수할 방침이다. 혁신위원회 성격의 미래비전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총선기획단과 인재영입위원회 구성을 조기에 논의해 ‘총선 대비’에 총력을 쏟을 방침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사진=뉴스1)

이상원 (prize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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