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가 무겁네요" 롱릴리프→임시선발→토종에이스 대우…임찬규 14승+규정이닝으로 화려한 피날레

신원철 기자 2023. 10. 1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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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찬규 ⓒ곽혜미 기자
▲ 임찬규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LG 임찬규가 FA를 앞두고 3년 만에 규정이닝을 달성했다.

임찬규는 1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 선발로 나와 5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29경기에서 139이닝을 던졌던 임찬규는 시즌 최종전에서 규정이닝을 달성했다. 팀이 5-1로 앞선 가운데 교체되면서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을 14승까지 늘릴 기회도 얻었다.

경기 후 임찬규는 "동료들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성적이 났다. 내가 에이스 몫을 했다고 하기에는, 올해 조금 잘한 거니까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앞으로 2년 3년 그 이상 이런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생각이 더 크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팀을 위해 더 희생하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웠다. 팀을 위해 시즌을 준비했더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 앞으로도 시즌 준비에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투수조장인 임찬규는 정규시즌 1위 트로피 전달식에서 염경엽 감독, 주장 오지환, 야수조장 김현수와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다. 임찬규는 "트로피가 많이 무겁더라. 29년 만에 1위인데, 2002년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해서 나는 (LG의 우승 트로피를)보지 못했다. 그래도 투수조장이라고 구단에서 배려해주셔서 같이 들어보게 해주셨다. 구단에 감사하고, 동료들에게도 고맙다"고 했다.

▲ 임찬규 ⓒ곽혜미 기자

2회 선취점을 내줬지만 6회까지 단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3회부터 5회까지는 3이닝 연속 삼자범퇴에 성공하면서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임찬규의 호투가 이어지는 가운데 LG 타자들은 4회 2사 만루에서 터진 두 번의 적시타로 5점을 뽑아 경기를 뒤집었다.

임찬규는 규정이닝을 채우는데 만족하지 않았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시즌 8번째 퀄리티스타트까지 노렸다. 그러나 2사 후 교체되면서 144⅔이닝에서 정규시즌을 마쳤다. 정수빈과 조수행을 상대로 2아웃을 잡은 뒤 호세 로하스와 양석환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LG 벤치는 2사 1, 2루에서 두 번째 투수 백승현을 투입했다.

▲ 임찬규 ⓒ곽혜미 기자

#임찬규 2023년 시즌 성적

30경기(선발 26경기, 구원 4경기)

144⅔이닝(퀄리티스타트 7번)

평균자책점 3.42, 14승 3패

103탈삼진 54볼넷

LG 염경엽 감독은 15일 경기를 앞두고 "임찬규를 14일 경기에 쓸 수도 있었는데 최종전으로 미뤘다"며 "토종 에이스 대우를 해주는 것으로 봐다라"고 했다. 또 "규정이닝도 걸렸다. 오늘은 6이닝 정도 던진다. FA 직전 시즌이니 규정이닝은 채워야 면이 선다"며 임찬규에게 적어도 5이닝을 맡기겠다고 밝혔다.

▲ 임찬규 켈리 최원태 ⓒ곽혜미 기자

임찬규는 신인이던 2011년 주로 불펜투수로 나와 82⅔이닝을 던졌다. 전역 후에는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규정이닝 도달은 쉽지 않은 숙제였다. 2017년 26경기에 등판했으나 124⅓이닝에 그쳤다. 프로 데뷔 8년째이자 1군 6시즌째인 2018년 146⅔이닝으로 처음 규정이닝을 돌파했다. 11승 11패로 처음 두 자릿수 승리도 달성했다.

2020년에는 10승 9패 평균자책점 4.08을 기록하면서 147⅔이닝으로 데뷔 후 최다 이닝 기록을 썼다. 그러나 지난 2년은 각각 90⅔이닝,103⅔이닝에 그치면서 또 규정이닝과 거리가 먼 시즌을 보냈다.

▲ LG 선발투수 임찬규가 역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실 올해 임찬규는 규정이닝을 장담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다. 염경엽 감독은 시즌 초만 하더라도 임찬규를 롱릴리프로 분류했다. 케이시 켈리-아담 플럿코 원투펀치에 김윤식-이민호가 뒤를 받치고, 강효종 등 유망주들이 5선발로 경쟁하는 구도를 그렸다.

로테이션 계산 밖에 있던 임찬규는 기존 선발투수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기회를 잡았고, 전반기에만 6승 2패 평균자책점 3.19로 활약하면서 LG 선발진을 안정시켰다.

7월과 8월 두 달 동안은 7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40에 그쳤지만 가을이 다가오면서 다시 살아났다. 9월 23일 한화전에서는 8이닝 1실점으로 올 시즌 1경기 최다 이닝을 달성했다. 이날 8이닝 투구로 규정이닝 가능성을 키웠고, 9월 29일 두산전 5이닝과 10월 5일 롯데전 6⅓이닝에 이어 15일 두산전 5⅔이닝으로 규정이닝을 채웠다.

비록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LG 팬들은 6회 2사 1, 2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는 임찬규를 향해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 임찬규도 팬들을 향해 모자를 벗어 흔들며 인사했다. LG는 5-2로 이겨 정규시즌을 86승 2무 56패 승률 0.606으로 마무리했다.

▲ 임찬규 ⓒ곽혜미 기자
▲ 임찬규 ⓒ곽혜미 기자

한편 염경엽 감독은 경기 후 "임찬규가 토종 에이스답게 좋은 투구를 해줬다. 14승으로 개인최다승을 기록한 점 축하한다. 그리고 시즌 초반 팀이 어려울 때 선발에서 기둥이 되어준 점 다시 한 번 칭찬하고 싶다"고 밝혔다.

또 "오늘 4회 1사 만루에서 득점이 안 나와 힘들게 갈 수도 있었는데 문성주가 3타점 2루타를 쳐줘 전체적인 경기의 흐름을 가져올수 있었다. 승리에 결정적인 몫이 됐다. 우리 선수들 정규시즌 고생 많이했고 페넌트레이스 1위 축하해주고 싶다. 마지막 경기까지 관중석을 만원관중으로 가득 채워주신 팬들의 응원 덕분에 오늘도 승리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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