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우리말로 경제 읽기] ‘퍼플섬’은 ‘보라섬’으로

최수문기자 기자 2023. 10. 15.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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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전라남도 신안군에서는 '퍼플섬 아스타꽃 축제'라는 이름의 행사가 열렸다.

이 지자체는 아스타꽃 등 보라색 꽃이 많은 반월도와 박지도를 '퍼플섬'이라고 이름 붙이고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즉 쉬운 우리말 '보라섬'이라고 하면 될 것을 외국어를 쓴다는 것이다.

한글날이 들어 있는 10월에 한편에서는 우리말 한글을 사랑하자는 행사가 이어지나 다른 행사에서는 외국어나 외래어가 남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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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지역 축제
전남 신안군 ‘퍼플섬’에 있는 ‘퍼플교’ 현판 모습. 연합뉴스
[서울경제]

올 9월 말에서 10월 초까지 전라남도 신안군에서는 ‘퍼플섬 아스타꽃 축제’라는 이름의 행사가 열렸다. 이 지자체는 아스타꽃 등 보라색 꽃이 많은 반월도와 박지도를 ‘퍼플섬’이라고 이름 붙이고 대외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2010년대 말부터 시작된 행사고 국내는 물론 이미 세계적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명칭이 왜 ‘퍼플’이냐를 두고 논란은 여전하다. 즉 쉬운 우리말 ‘보라섬’이라고 하면 될 것을 외국어를 쓴다는 것이다. ‘퍼플’은 ‘보라색’을 뜻하는 영어다. K팝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색깔이기도 하다.

10월 들어 전국에서 지역 축제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한글날이 들어 있는 10월에 한편에서는 우리말 한글을 사랑하자는 행사가 이어지나 다른 행사에서는 외국어나 외래어가 남발된다.

축제 명칭에서 ‘대한민국 쌀 페스타’ ‘코리아세일페스타’ 등 가장 자주 쓰이는 말이 ‘페스타’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말인데 최근 국내 축제와 사실상 동의어가 됐다. 지자체 단위로는 문화예술의 중심이라는 서울 종로구가 ‘렛츠 종로·국악로 페스타’, 인천은 ‘인천 하버 페스타’, 경북 김천은 ‘팜&컬쳐 페스타’라는 식이다.

물론 이런 외래어 사용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축제에 MZ 등 젊은 세대의 참여가 필요하고 특히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의 전파가 필수적인 상황에서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이른바 ‘물총놀이’보다 ‘워터밤’ 혹은 ‘워터버블’이라 하는 것이 인기라는 의미다.

그럼에도 어려운 외래어·외국어의 홍수는 어르신 등 취약 계층과 소통을 단절시키는 것은 물론 우리말의 구조를 파괴한다는 점에서 개선될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한국어에 대한 인식이 커지는 상황이기도 하다. 빈번한 외래어 사용은 오히려 신선도를 떨어뜨리는 형편이다. 오히려 방탄소년단 팬들은 “보라해”라는 표현으로 가수를 더 상징적으로 만들고 있다.

최수문기자 기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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