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데탕트’ 무산 위기…“사우디, 이스라엘과 수교 논의 중단” AFP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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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수교 논의를 중단했다고 AFP통신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AFP에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미국 측에 이를 알렸다"고 전했다.
사우디로서는 미국과 관계 개선을 도모하는 동시에 이스라엘과 수교함으로써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차세대 경제체제를 구축한다는 이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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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수교 논의를 중단했다고 AFP통신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1993년 오슬로협정 이후 모처럼 맞은 ‘중동 데탕트’의 기회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 소식통은 AFP에 "사우디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미국 측에 이를 알렸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미국 정부의 중재 속에 그동안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해왔다. 미국이 사우디와 안보 동맹을 맺고 원자력 프로그램을 지원하는 대가로 사우디가 이스라엘의 국체를 인정한다는 게 합의 핵심으로 전해진다. 사우디로서는 미국과 관계 개선을 도모하는 동시에 이스라엘과 수교함으로써 석유 의존도를 줄이고 차세대 경제체제를 구축한다는 이점이 있다. 무엇보다 역내 경쟁국인 이란을 고립할 수 있는 안보 환경을 구축할 수도 있다.
사우디의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달 미국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와 이스라엘이) 매일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지금까지 좋은 협상이 진행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역사적인 양국의 수교를 위한 협상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팔레스타인 문제였다. 사우디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공존하는 ‘2국가 해법’을 주장하지만, 이스라엘은 이를 완강히 거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함마드 왕세자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문제는 (사우디에) 매우 중요하다"며 단서를 달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라는 ‘초대형 돌발 변수’가 터지면서 사우디가 난감한 처지에 몰리게 됐다. ‘이슬람 형제’ 팔레스타인과 이슬람권의 ‘공적’인 이스라엘과 맞붙은 전쟁에서 이슬람 종주국으로서 이스라엘과 계속 평화협상을 이어갈 수도, 하마스의 선제 공격을 두둔할 수도 없어서다.
이 때문에 초기 사우디는 ‘전쟁 확대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팔레스타인 주민이 양호한 삶을 누릴 권리를 지지한다’는 원론적 입장만을 밝혔다.
그러나 13일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대피령을 내리면서 사우디 외무부는 "가자에서 팔레스타인인을 강제로 이주시키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고 방어 능력이 없는 민간인을 계속 표적으로 삼는 것을 규탄한다"며 비로소 이스라엘과 각을 세웠다.
곽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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