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비통 등 명품 업계가 사랑한 한국 화가 박서보
몽블랑은 박물관에 친필 영구 전시
‘단색화의 거장’ 박서보 화백은 해외 명품 업계가 사랑한 대표적인 한국 현대미술 작가였다. 명품 브랜드가 소유한 해외 미술관이 작품 전시는 물론, 각종 협업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기도 했다.
프랑스 고급 브랜드 루이비통은 지난해 말 박서보 화백과 협업해 ‘아티카퓌신 컬렉션’을 선보였다. 168년 브랜드 역사상 한국 예술가와 함께한 최초의 협업이었다. 작가의 대표 연작 ‘묘법’ 중 2016년작에 기반했다. 가죽에 붓질 효과(coup de pinceau)를 낸 후 고도의 3D 고무 사출 작업을 정교하게 적용해 독특한 촉감 및 질감을 재창조, 200점이 탄생했다. 2년여 걸린 작업에도 정열을 표한 박서보 화백은 당시 “예술은 일상에서 존재해야 한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박서보를 포함해 세계적 아티스트 6명이 참여한 아티카퓌신 가방 22점은 지난 6월 소더비 특별 자선 경매에 등장했다. 수익금 전액을 해당 아티스트가 선정한 자선 단체나 비영리 단체에 기부한 행사였다. 소더비 측에 따르면 이날 박서보 가방은 2만2860유로(약 3255만원)에 낙찰됐다. 루이비통 측은 “박서보 화백 뜻에 따라 국경없는의사회에 기부됐다”고 밝혔다.
박 화백의 친필도 ‘역사적인 명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독일 유명 브랜드 몽블랑은 지난해 5월 독일 함부르크에 문을 연 박물관 ‘몽블랑 하우스’를 선보이면서 몽블랑 만년필을 즐겨 쓴 세계적인 아티스트의 친필을 영구 전시하며 박서보 화백이 아내인 윤명숙 수필가와 나눈 엽서와 편지를 선정했다. 현재도 운영되는 박물관에는 프랑스 철학가 볼테르가 1770년 쓴 친필을 시작으로, 오스카 와일드, 어니스트 헤밍웨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프리다 칼로, 비틀스, 칼 라거펠트 등 세계 유명이 30여명의 자필이 함께 전시되고 있다.
박 화백은 후배 예술가에게 작품을 무료로 사용하게 하기도 했다. 최근 한국 가곡 음반을 발표한 세계적인 성악가 연광철의 음반에 박서보 화백의 작품이 실렸다. 우리 가곡을 세계에 알리고자 하는 뜻을 높이 사, 표지에 사용하라고 단색화 디자인을 무상으로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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