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희망을 노래한 시인”…노벨문학상, 루이즈 글릭 별세
2020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시인 루이즈 글릭이 별세했다. 향년 80세.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글릭이 이날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사인은 암인 것으로 전해졌다.
1943년 뉴욕의 유대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글릭은 순탄치 않은 청소년기를 보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 거식증에 걸려 7년간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이 때문에 글릭은 정상적인 대학 진학을 포기했고, 컬럼비아대학의 시(詩) 창작 교양강좌 등을 수강했다.
글릭은 생활을 위해 비서 등의 직업에 종사하면서도 시를 계속 써 내려갔고, 1968년 첫 시집 ‘맏이’를 발표했다. 그는 1985년 작품 ‘아킬레스의 승리’를 통해 시인으로서 확고한 명성을 쌓았다. 1993년 국내에도 번역된 ‘야생 붓꽃’으로 퓰리처상과 전미도서상을 받았다. 이 시집은 정원에 꽃이 피어나기까지의 1년, 일시적이면서도 순환적이고, 그래서 영원한 생을 이야기하는 대표작이다.
2003년부터 다음 해까지 미국 계관 시인이었다. 평생 시집 14권을 발표했고 에세이와 시론을 담은 책 2권을 펴냈다. 예일대와 스탠퍼드대 영문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쳤다.
미국에서는 현대 문단을 대표하는 서정시인으로 고전과 신화, 종교 등 다양한 소재를 통해 죽음과 상실, 관계 파탄 등의 아픔을 승화하는 시를 발표해왔다.
1985년 ‘아킬레우스의 승리’로 전미비평가상, 1993년 ‘야생 붓꽃’으로 퓰리처상, 2014년 ‘신실하고 고결한 밤’으로 전미도서상 등을 받았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2020년 글릭을 수상자로 선정하면서 “꾸밈없는 아름다움으로 개인의 존재를 보편화하는 분명한 시적 목소리를 냈다”고 밝혔다. 미국 시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1948년 T.S. 엘리엇 이후 글릭이 처음이었다. 또한 여성 작가로는 16번째이자, 여성 시인으로는 1996년 비스와봐 쉼보르스카 이후 두 번째 수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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