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에 구식 포탄·전차 부품 내주고 탄도미사일 개발용 장비·원자재 받나 [北, 9월 러에 무기 제공]

박수찬 2023. 10. 15.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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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백악관이 13일(현지시간) 북한이 지난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전에 군사장비와 탄약을 러시아로 보냈고, 러시아도 북한에 물자를 지원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군사장비와 탄약을 러시아에 제공한 북한은 그 대가로 핵·미사일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을 받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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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위험한 거래’ 관심 증폭
러, 전쟁 장기화로 구식 무기 전선 투입
관련 물품 北서 조달이 더 빠를 수 있어
北은 러시아산 곡물·비료 수입 가능성도
미국 백악관이 13일(현지시간) 북한이 지난 9월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전에 군사장비와 탄약을 러시아로 보냈고, 러시아도 북한에 물자를 지원했을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자료를 공개했다. 북·러 간 ‘위험한 거래’의 구체적 내용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조선중앙TV 캡처
15일 외신 보도 및 군사 분야 전문가들에 따르면 2022년 초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전쟁이 길어지면서 군수물자 보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강력한 화력으로 전장에서 우위를 추구하는 러시아군의 특성상 122·152㎜ 포탄과 다연장 로켓 등의 수요가 막대한 실정이다. 1945년 이후 옛 소련의 군사 규격을 적용해 왔던 북한군은 러시아군 규격에 맞는 포탄과 다연장 로켓을 제공할 수 있다. 평야지대가 많은 우크라이나 남부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저지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는 평가다.

소련 시절 쓰였던 구식 야포와 전차 부품 등도 제공됐을 가능성이 있다. 전쟁 장기화로 전차 등 중화기가 부족해진 러시아가 소련 시절에 운용했다가 퇴역한 T-55 전차를 비롯한 구식 무기를 전선에 투입한 정황이 포착되는 상황이다. 구식 무기를 쓰려면 부품과 포탄 등이 갖춰져야 하는데, 북한은 소련에서 만들었던 중화기와 관련 부품 및 장비를 대량으로 보유하고 있다. 러시아로서는 자체 조달보다는 북한이 보유한 물량을 넘겨받는 것이 더 빠를 수 있다. 이밖에도 북한에서 제작한 RPG-7 대전차 로켓이나 유탄 기관총 등 러시아군에서도 쓰이는 보병 장비나 군복, 군화 등의 군수물자가 러시아로 넘어갔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군사장비와 탄약을 러시아에 제공한 북한은 그 대가로 핵·미사일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 것을 받으려 할 것으로 보인다. 탄도미사일 개발·제작에 필요한 정밀기기와 시험 장비, 원자재 등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제재로 북한이 도입하기가 어렵다. 러시아가 군사장비와 탄약을 북한에서 얻은 대가로 이를 넘겨줄 경우 북한의 미사일 개발과 대량생산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다. 심해의 높은 수압을 견뎌야 하는 잠수함을 제작할 때 쓰이는 고장력강을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한다면, 최근 북한이 공개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전술핵 공격 잠수함의 추가 건조도 한층 쉬워진다.

북한이 반대급부로 러시아산 곡물이나 비료를 들여올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3일(현지시간) 러시아 세관 자료를 인용해 러시아가 올해 초부터 시베리아산 밀가루 약 6000t을 북한에 수출했다고 밝혔다. 밀과 옥수수를 비롯한 러시아산 곡물 수입이 북한이 겪고 있는 만성적인 식량난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는 없다. 그래도 식량 부족에 따른 어려움을 다소나마 덜어주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북·러 정상회담에서 양측이 농업 분야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는 점에서 추가적인 움직임이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캘리포니아 주립대학교 스티븐 해거드 석좌교수는 RFA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북한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의 대가로 포탄을 가져갈 것”이라면서도 “북한의 포탄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이러한 거래가 계속 이어질 순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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