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 불편한 어르신 돌보는 우리동네 의료돌봄 ‘휴블런스’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위치한 하남주공1단지(LH)와 우산빛여울채(광주도시공사) 2개의 임대주택은 세대수 약 3400세대로 광주 관내에서는 가장 큰 단지다. 전국에서도 일곱 번째로 규모가 크다. 단지 특성상 거동이 불편한 고령자 1인가구가 많고, 우울감을 호소하는 주민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LH와 광산구청, 광주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이 합심해 우리동네 재택의료돌봄 ‘휴블런스센터’를 지난해 7월 LH 하남주공 단지내 상가에 개소했다.
“자신이 살고 있는 곳에서 편안한 여생을 보낼 수 있도록”
영구임대단지 입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기존 생활실태 전수조사에서는 입주민의 경제적 어려움뿐만 아니라 단지내 건강돌봄에 대한 수요가 확인돼 왔다. 이점에 착안해 건강약자에 대한 안부와 병원이동․진료를 돕는 마을형 통합돌봄 체계를 지자체에서 기획해 왔으나 첫발을 떼기가 쉽지 않았다. 돌봄의 특성상 거점공간, 전문인력, 운영예산 삼박자를 모두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먼저, LH는 입주민이 단지 내에서 편하게 돌봄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남주공 1단지 내 상가 5개호를 리모델링해 관할구청에 무상 제공하고, 병원동행에 반드시 필요한 차량렌트비를 지원했다.
보다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사회서비스 제공을 위해 관할구청이 2021년 행정안전부 국민정책디자인 정책과제로 제안, 국비 1억 원 예산을 확보했다. 광주시 의료복지 사회적협동조합에서는 8명의 케어 전문인력을 선발, 노인, 장애인, 만성질환자 가정을 직접 방문해 안부를 묻고, 병원이동․진료를 돕는 서비스 체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초창기 10명이 이용했던 휴블런스 병원동행 서비스를 올해 9월 기준 100 여명이 이용하고 있다.
“아들한데 더 이상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니 좋아요”
“환승만 두 번, 2시간씩 걸렸던 대학병원 30분 만에 도착”
“거동이 불편하신 분들이 많아 세대에 직접 방문해서 주민을 모시고 병원에 다녀옵니다. 의료진이 전달하는 주의사항이나 처방 내용을 환자 눈높이에 맞게 풀어서 전해드리기도 하죠.” 휴블런스센터 운영을 담당하고 있는 이수미 씨가 자신을 ‘휴블런스 매니저’로 소개하며 사업을 설명했다.
이매니저는 휴블런스센터 활동은 단순히 병원동행 지원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보의 이동과 정서적 자원을 축적하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2인 1조로 구성된 동행매니저들은 집과 병원을 오가는 길에 끊임없이 대화하며 정서적으로 공감하고, 현재 상황에 맞는 정보를 드림으로서 주민들의 건강을 돌볼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남주공1단지 입주민 황칠성(가명, 77세)씨는 “길 한번만 건너면 닿을 수 있는 병원인데도, 휠체어를 타야 하니 혼자 가는건 엄두도 못냈어요. 아들 도움을 반드시 빌려야만 했는데, 아들에게 너무 번번히 미안했죠”라면서 아들에게 더 이상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니 마음이 편안하다고 말했다.
○ 취약계층이 사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거점공간 공공임대주택
휴블런스센터는 건강관리 및 돌봄이 필요한 취약계층에게 자신이 거주하는 가까운 곳에서 지역의료진, 병원동행매니저, 지자체 지역돌봄협력체의 사회서비스를 제공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복지사각지대를 해소 할 수 있는 민관이 협력한 모범적 사례다.
LH 관계자는 “휴블런스가 위치한 광주하남주공1단지는 단순 주거공간의 의미를 넘어, 입주민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주거사회서비스가 지원되는 대표적 공간”이라면서 “앞으로도 지자체 및 다양한 사회복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입주민이 편안하게 사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 ”고 말했다.
동아닷컴 정진수 기자 brjean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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