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화란' 송중기 "나는 상업적 색깔 짙은 배우…작품 민폐 걱정 컸다"
"노 개런티 참여? 제작비 늘면 불필요한 장면 더해질 수도"
'화란' 통한 메시지는…"어른이 아이들 좋은 세상으로 이끌어야"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강지영
[앵커]
'지루한 배우가 되고 싶지 않다'라는 이 배우의 바람과 맞닿아 있는 작품으로 돌아왔습니다. 이 배우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이었길래 이 작품을 먼저 찾게 되었을까, 개인적으로 더 궁금하기도 했는데요.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배우 송중기 씨 뉴스룸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송중기/배우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앵커]
송중기 씨에게 아무래도 2023년, 올해가 정말 의미가 큰 한 해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배우로서도 또 개인적 인간 송중기에게도 참 의미가 깊은 한 해일 것 같은데, 우선 축하드립니다. 지난 6월에 아버지가 되셨어요. 요즘 뭐 기사를 보니까 아이에 대한 애정이 정말 많이 묻어나더라고요. 아이가 태어났을 때, 이 자라가는 모습을 볼 때 '나랑 많이 좀 닮았구나'라는 걸 계속 찾게 되잖아요.
[송중기/배우 : 찾게 되죠. 일단은 많이 듣는 얘기는 입술이 많이 닮았다는 얘기를 가장 많이 듣고 있고요. 가장 많이, 한 열 분 중에 한 여덟 분은 그 말씀을 해주시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도 계속 더더욱 입술을 이렇게 좀 이렇게 예의주시하고 보긴 하는데, 그런 말 들으면 굉장히 기분 좋고 신기하기도 하고 아직도 얼떨떨하고 "내가 아빠가 됐나" "내가 아들이 생겼구나" 신기해요. 아직도. 얼떨떨… {얼떨떨하시기도 하고.} 네네.]
[앵커]
이제 100일 좀 넘었는데, 육아를 생각했던 것과 직접 해보시니까 어떻습니까?
[송중기/배우 : 굉장히 제 와이프하고 씩씩하게, 함께 서로 잘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서로 굉장히 으쌰으쌰 하면서. 근데 굉장히 뿌듯한 일인 것 같아요. 그래서 요즘에 굉장히 행복함이 충만합니다.]
[앵커]
이제 영화 <화란>으로 돌아오셨습니다. 지난 5월에 생애 첫 칸 영화제에 다녀오시기도 했는데, 그때 기분이 어땠습니까? 사실 영화배우라면 한 번쯤은 정말 꼭 가보고 싶은 그곳이기도 하고요.
[송중기/배우 : 너무나 영광스러운 자리고요. 이상하게 항상 먹던 토마토 스파게티인데 거기는 또 맛있더라고요. 유독 (웃음) 기분이 들떠서 그랬는지… 거기다가 개인적으로 가장 기분이 좋았던 거는, 저도 처음이었고 저희 주연 배우인 홍사빈 배우도 처음이었고 김창훈 감독님도 처음이셨고. 이런 분들하고 함께 다녀왔더니 좀 더 뭔가 프레시한 느낌이 더 들었던 것 같아요. 너무나 들떴었고 너무나 영광이었고요. 다시 한번 이 <뉴스룸>을 통해서 관계자분들 감사드립니다. 어디를 보고 말씀드려야 되나요?]
[앵커]
원 보고 말씀하시면 됩니다.
[송중기/배우 : 감사합니다. 초청해 주셔서 진심으로 영광이었습니다.]
[앵커]
사실 저는 영화 소개를 많이 보지 않고 일부러 들어가서 봤는데, 처음에는 '독립 영화인가' 이런 느낌이 굉장히 강했는데 '그런 신선함을 송중기 배우가 찾고 있던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저는 했습니다. 맞습니까?
[송중기/배우 : 맞고요. 너무 신선한 독립 영화가 나오겠구나, 내가 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겠지만 '이 영화가 제발 극장에 잘 만들어져서 극장에 잘 걸렸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 컸었어요. 저는 굉장히 신선하게 봤었고, 그다음에 욕심이 났었죠. 나 이거 하고 싶다. 근데 과연 내가 도움이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왜냐하면 저는 아무래도 상업적인 색깔이 짙은 배우다 보니, '이 영화에 과연 내가 도움이 될까' '괜히 민폐 끼치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처음에 컸었던 것 같아요. 근데 신선했던 건 확실했던 것 같아요.]
[앵커]
저는 송중기 배우가 힘을 실어준다는 느낌을 굉장히 강하게 받았습니다. 그리고 중저음이 참 매력적으로 잘 드러난 영화가 아니었나 싶어요. "어둡고 스산한 분위기의 작품을 기다려 왔다", 굉장히 의미심장해요. 어둡고 스산한 작품을 기다려 왔다?
[송중기/배우 : 저는 사실 제가 관객의 한 명으로서, 평소에 어둡고 스산한 분위기의 영화를 즐겨 봐요. 그래서 저는 굉장히 저한테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는데, 저에 대한 이미지를 다르게 갖고 계시는 대중들이나 관객분들께서는 "저런 거를 좋아하나, 저 친구가"라고 신선하게 보셨을 수는 있을 것 같아요. 근데 저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항상 좋아해 왔던 장르라서 그냥 자연스럽게 하고 싶었습니다.]
[앵커]
상업적인 영화의 흥행 공식이 들어가면 대본의 매력이 줄어들까 봐 노개런티를 감행하셨어요.
[송중기/배우 : 이 대본이 갖고 있는 그 진하고 이 독립 영화 같은 매력이 있는데, 이 제작비가 커지면 혹시 필요하면 상관이 없는데 혹여나 필요하지 않은 액션신이 들어간다든가, 카체이싱 장면이 들어간다든가 그렇게 상황이 진행되는 게 조금 부담스러웠던 것 같아요.]
[앵커]
송중기 씨가 화란을 통해서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저는 사실 가장 궁금했어요.
[송중기/배우 : 이 '치건'이라는 친구한테 어른다운 사람이 한 명만 있었으면 좋은 쪽으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조금씩 바뀌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해보면 참 어른이 아이들을 당연히, 너무 당연한 얘기인데, 좋은 세상으로 잘 이끌어줘야 한다는 메시지는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송중기 씨가 생각하는 좋은 어른이란 책임감 있는 어른이다.
[송중기/배우 : 제가 저희 아버지를 그렇게 보고 자라와서, 그런 분으로 느끼고 자라와서 저한테 자리 잡은 단어인 것 같고요. 말씀해 주신 대로, 좀 막연한 얘기일 수도 있죠. 근데, 본인이 한 말의 행동으로 보여줄 줄 아는 사람인 것 같아요. 그 말은 조금 다른 얘기일 수도 있지만, 비겁하지 않은 어른이라고 생각도 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 역시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약간의, 뭔가 저만의 개똥철학이라고 해야 될까요? 네. 그게 좀 자리 잡은 것 같아요. 근데 가장 그 제 마음가짐을 가장 많이 잡아주신 분은 아무래도 저희 아버지라서, 제가 저희 아버지를 그렇게 생각해서 더 그런 것 같습니다. 아버지, 보고 계십니까?]
[앵커]
자꾸 카메라랑 얘기를 하시는… (웃음)
[송중기/배우 : 말하다 보니까 쑥스러워가지고.]
[앵커]
남다른 작품 선구안으로 작품마다 정말, 스코어가 정말 좋았습니다.
[송중기/배우 : 그… 예, 럭키 가이죠.]
[앵커]
(웃음) 운도 어쨌든 본인의 것이니까요. 그래서 고르는 그 기준은 또 무엇일까… 직관적입니까? 읽고서 재밌다, 라고 느끼시면 합니까?
[송중기/배우 : 개인적으로는 기존에 했던 거를 안 하려고 하는 거는 좀 있는 것 같아요. 이상한 그런 강박관념은 좀 있는 것 같고, 그러면 제가 스스로 즐기지 못해서, 제가 즐기지 못하면 다 티가 난다고 생각을 하거든요. 그 이유는 아까 말씀드렸듯, 제가 겸손한 척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니고 제가 정말로 깜냥이 안 돼서. 실제로 제가 즐기지 못하면 제 능력치 이상이 안 나온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배우로서 지루해지고 싶지 않은 욕심이 있다. 그게 아마 맞닿아 있는 이야기기도 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연장선상에서, 다양한 나라에서 작품을 해보고 싶은 욕심에 오디션을 끊임없이 문을 두드리고 있는 상황이기도 하고요.
[송중기/배우 : 네 맞아요. 이 영화 개봉 스케줄을 마무리하면 또 몇 가지 오디션을 보러 또 해외에 가기도 해야 돼요. 근데 이번엔 붙었으면 좋겠는데 지금까지는 항상 다 떨어졌고요. 다양한 문화권에서 다른 문화권에… 다양한 인더스트리에서 해보고 싶은 욕심이 점점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앵커]
배우로서 여러 가지 얘기를 많이 들어봤지만, 목표나 바람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송중기/배우 : 좀 넓어지고 싶어요. 더 이렇게 감사하게도 많이 산 위로 올라왔는데 이제는 조금 더 넓은 산이 되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그래서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쁘게 지켜봐 주시면 기대를 갖게 하는 배우가 한번 돼보도록 하겠습니다.]
[앵커]
더 넓은 산 좋은 어른이 되어가는 송중기 배우를 응원하면서 지켜보겠습니다. 인터뷰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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