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 임성재 꺾은 불혹의 박상현 "대상·상금왕 다 노려볼 것"
(인천=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최대 규모 대회인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을 제패하며 투어 최초로 통산 상금 50억원을 돌파한 박상현(40)은 '1인자' 등극의 꿈을 숨기지 않았다.
박상현은 15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지난해 개막전 이후 좋은 성적이 나오면서도 우승은 없어서 언제 할 수 있을까 초조했는데, 이렇게 큰 대회에서 우승해 기쁘다"며 미소 지었다.
박상현은 이날 열린 최종 라운드에서 4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배용준, 임성재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이들을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도 정상급 선수로 꼽히는 임성재, 17살이 적은 까마득한 후배 배용준과의 경쟁을 이겨낸 그는 우승 상금 3억원을 추가, 코리안투어 선수로는 최초로 통산 상금 50억원을 돌파하는 영예도 누렸다.
선두 임성재에게 3타 뒤진 3위로 이날 경기를 시작한 박상현은 1∼3번 홀 버디로 단숨에 선두 경쟁에 뛰어들더니 두 후배와 치열한 명승부를 펼쳤다.
박상현은 "임성재는 정말 잘 치는 선수다. 그의 실수를 바라기보다는 내가 도전적으로, 과감하게 해야 승산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면서 "초반에 좋은 흐름을 잘 탔고, 임성재가 치고 나가지 못하는 것을 보고 기회가 있겠다 싶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며 쳤다"고 경기를 되짚었다.
17번 홀까지도 임성재에게 한 타 뒤졌으나 18번 홀에서 배용준과 나란히 버디를 낚으며 균형을 이뤄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간 그는 임성재가 연장 첫 홀에서 먼저 물러난 뒤 배용준과의 2차 연장전에서도 진가를 내보였다.
티샷을 페어웨이 정중앙에 떨어뜨린 뒤 4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해 홀 약 2m에 붙여 이글로 파에 그친 배용준을 제쳤다.
박상현은 "(2차 연장전에서) 배용준의 티샷이 러프에 빠진 것을 보고 페어웨이만 지키자는 생각으로 낮은 탄도로 쳤는데, 운 좋게 런이 많이 발생해 두 번째 샷에서 아이언을 치게 됐다. 바람의 도움도 받았다"고 자평했다.
그는 "이보다 더한 연장전도 많이 겪었다. 골프는 장갑을 벗을 때까지 모르는 거니까 끝까지 제 플레이를 하려고 했고, 공격적으로 치려고 했다"고 말했다.
2005년 코리안투어 데뷔 이후 줄곧 정상급 선수로 활약해 오며 통산 12승을 쌓은 박상현은 나이 얘기가 나오자 "아직 청춘이죠"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투어 생활을 하면서 한 번도 골프에 문제가 있었던 적은 없다"며 "몸 관리만 잘하면 마흔 중반까지 젊은 선수들과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오랜 세월 기량을 유지하는 비결로는 '열정과 관심'을 꼽았다.
"저도 여전히 골프 TV를 보다가 괜찮은 스윙이 보이면 흉내 내고 연습도 한다"면서 "채를 놓기 전까진 계속 공부해야 한다. 골프는 끝이 없다"고 강조했다.
통산 상금 50억원을 넘어선 데 대해 "그 50억원이 다 어디 있을까요? 와이프에게 물어봐야겠는데요"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한 박상현은 "최소 10년은 제 기록이 깨지지 않게끔 계속 늘려 나가겠다. 모든 기록을 다 깨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일단 그는 이번 시즌 개인 타이틀부터 잡아볼 참이다. 박상현이 코리안투어 주요 부문 타이틀을 딴 건 2018년 상금왕과 2014년 최저타수상 정도다.
2023시즌은 이제 3개 대회를 남겨두고 있는데, 박상현은 이번 우승으로 상금 2위, 대상 포인트 4위로 올라서 충분히 기회가 있다.
박상현은 "아시안투어를 병행하고 있어서 생각이 많았다. 이번 대회 이후 남은 시즌 계획을 결정하려 했는데, 매니저에게 아시안투어 대회는 다 취소하라고 했다"면서 "남은 올해는 코리안투어에 전념하며 대상과 상금왕까지 다 해보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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