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개입' 최악 사태땐…"유가 150弗 넘고 세계 GDP 1%P 하락"

노유정/이현일 2023. 10. 15.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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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중동전쟁으로 확장하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블룸버그는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발발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64달러 오르고, 그 여파로 내년 세계 인플레이션율이 1.2%포인트 올라 6.7%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쟁이 이스라엘 대 헤즈볼라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로 확장되면 유가는 배럴당 약 8달러 오르고, 세계 GDP 증가율은 0.3%포인트 내려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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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 전쟁 시나리오별 글로벌 경제 영향 분석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봉쇄땐
세계 인플레 6.7%까지 오를수도
국제유가 1년 만에 4배 급등한
1973년 석유파동 재연 가능성
JP모간 다이먼 "수십년만의 위기
에너지·식량 등 전방위적 악영향"
< 가자지구 인근 집결한 전차 > 이스라엘군이 15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지역 주민들에게 이날 오후 1시까지 남부지역으로 떠나라고 재차 촉구했다. 이스라엘군 기갑부대의 전차와 장갑차들이 가자지구 인근 애시칼론 지역에 집결해 대기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중동전쟁으로 확장하면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란 개입’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고,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은 1.7%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 우려로 지난 13일 국제 유가는 5% 넘게 급등했다.

 “세계 생산 1조달러 증발 위험”

이날 브렌트유 12월 인도분 선물은 5.69% 오른 배럴당 90.89달러로 마감하며 3일 이후 다시 배럴당 90달러대에 진입했다. 5.77% 오른 서부텍사스원유(WTI)와 함께 올 4월 이후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란의 참전 가능성이 짙어질수록 유가는 가파르게 오를 전망이다. 이날 블룸버그 산하 경제연구소 블룸버그이코노믹스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전쟁의 전개 방향을 △이스라엘-하마스 간 국지전 △이스라엘-이란 대리전 △이스라엘-이란 직접전쟁 등 세 가지로 분류하고 각 시나리오가 글로벌 경제에 미칠 여파를 예측했다.


최악의 경우는 이스라엘과 이란의 직접 충돌이다. 이란은 산유국인 데다 유사시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수 있다. 호르무즈해협의 하루 원유 수송량은 글로벌 수송량의 20%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이스라엘-이란 전쟁이 발발하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64달러 오르고, 그 여파로 내년 세계 인플레이션율이 1.2%포인트 올라 6.7%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쟁은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블룸버그는 이스라엘-이란 전쟁 시 내년 세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1%포인트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내년 세계 GDP 증가율 전망치는 2.7%다. 이란이 참전하면 1.7%로 주저앉을 것으로 전망됐다.

블룸버그는 “(GDP 증가율 1%포인트 하락은) 세계 생산이 1조달러(약 1355조원)어치 증발하는 경기 침체”라며 “1973년 아랍-이스라엘 전쟁 때 석유 파동으로 촉발된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명확한 예”라고 설명했다. 당시 아랍 국가들이 이스라엘 우방 국가에 원유 수출을 중단하면서 유가는 1년 만에 네 배가량 올랐다.

 월가도 분쟁 확전 대비

이란이 직접 참전하지 않으면 전쟁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줄어든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전쟁이 가자지구에 국한되면 유가는 배럴당 약 4달러 상승하고, 세계 GDP 증가율은 0.1%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쟁이 이스라엘 대 헤즈볼라 등 이란의 지원을 받는 무장단체로 확장되면 유가는 배럴당 약 8달러 오르고, 세계 GDP 증가율은 0.3%포인트 내려갈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에서도 분쟁 확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글로벌 경제에 미칠 여파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 물가상승률이 다시 오르고, 미국 중앙은행(Fed)의 고금리 기조가 더 장기화할 수 있어서다. Fed 인사들이 기준금리 동결의 배경으로 꼽았던 미 국채 금리 상승세는 중동전쟁 우려로 다시 꺾이는 추세다.

‘월가의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간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13일 “지금이 세계에 수십 년 만에 닥친 가장 위험한 시기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이먼 CEO는 JP모간 실적 발표에서 “우크라이나전쟁에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이 더해져 에너지 및 식량 시장과 글로벌 무역, 지정학적 관계에 전방위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탄탄한 노동시장과 높은 미 정부 부채로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상승할 위험이 크다”며 “최선의 결과를 희망하지만 여러 경우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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