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만에… SK그룹, 해외서 CEO세미나

박정일 2023. 10. 15.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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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해외에서 CEO세미나를 열고 내년 경영전략을 모색한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총력전 차원도 있으나, 미국과 유럽에 이어 중동까지 이어지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반도체와 배터리 등 수출 주력 품목의 성장 돌파구를 현장에서 찾아보겠다는 포석도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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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배터리 성장 돌파구 모색
프랑스서 '딥 체인지 전략' 논의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작년 10월 21일 제주 디아넥스에서 열린 '2022 CEO세미나' 폐막식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사진) SK그룹 회장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해외에서 CEO세미나를 열고 내년 경영전략을 모색한다.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위한 막판 총력전 차원도 있으나, 미국과 유럽에 이어 중동까지 이어지고 있는 지정학적 리스크 속에서 반도체와 배터리 등 수출 주력 품목의 성장 돌파구를 현장에서 찾아보겠다는 포석도 담겨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그룹은 SK하이닉스 인수 다음해인 2013년부터 수출 비중이 내수를 뛰어넘었고, 이후 반도체와 전기차용 배터리를 비롯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앞세워 해외매출 비중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오는 16∼1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CEO 세미나에서 최근 중동 사태를 비롯한 대외 경영환경 변수 속 그룹 화두인 '딥 체인지(근원적 혁신)' 전략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지를 주요 의제로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최 회장과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각 계열사 CEO 등 주요 경영진들이 참석한다.

CEO세미나는 6월 확대경영회의, 10월 이천포럼과 더불어 그룹의 3대 전략회의 중 하나로, 그룹 차원의 내년 사업전략을 정하고 계열사 별로 실행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SK그룹이 CEO세미나를 외국에서 한 것은 지난 2009년 중국 베이징 이후 처음이다.

SK그룹 경영진들은 이 자리에서 중국의 첨단 반도체 개발을 견제하는 미국의 규제 강화에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지, 그리고 최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이후 급등하고 있는 국제유가 상승에 대한 대응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최근 유럽연합(EU)이 중국산 저가 전기차·배터리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고 있는 만큼, 배터리 계열사인 SK온을 이끌고 있는 최재원 수석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이 현장에서 직접 상황을 점검하고 사업 확장 기회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소재 분야에 강한 유럽 기업들과 협력 가능성을 모색할 수도 있다.

SK그룹은 핵심 사업을 정유와 통신에서 반도체와 배터리까지 확장하면서 수출 기업으로의 역량을 키우고 있다. 이 때문에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반도체의 경우, 최근 미국 정부가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에 대한 장비 반입 조건 완화를 무기한 유예해 주면서 한숨 돌리긴 했지만 언제 또 불똥이 튈 지는 모르는 상황이다. 여기에 유럽 주요 국가들이 반도체 생산공장 현지 유치를 위해 과감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어, SK의 반도체 계열사들이 유럽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 최 회장은 올해 6월 확대경영회의에서 "글로벌 경기침체 등 각종 위험 변수와 기회요인에 맞춰 유기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시나리오 플래닝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8월 이천포럼에서는 해외 현지에서 근무하는 구성원들이 현장과 한국 본사 간 인식 차이에 관한 의견을 적극 개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은 아울러 현지에서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에 모든 계열사의 역량을 총 동원할 것으로 보인다. 파리에는 국제박람회기구(BIE) 본부가 있고, 파리에 주재하는 각국 대사들은 내달 28일 BIE 총회에서 개최지 선정 투표에 참여한다.

최 회장은 지난주 파리에서 열린 '2030 부산세계박람회 공식 심포지엄'과 외신기자 간담회 등에 참석했고, 이후 잠시 귀국해 서울에서 카리브공동체(CARICOM·카리콤) 정상 등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한 뒤 다시 파리로 출국하는 등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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