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18개월 남은 오사카 엑스포 현장 가보니…건설비 올라 아직도 허허벌판
거대한 공사장으로 변한 인공섬 ‘유메시마’
대회장 둘러싸는 지름 615m ‘링’ 건축 한창
두 배로 늘어난 공사비로 외국 참여 부진
지자체에 맡겼던 日 정부, 직접 챙기기 시작
예산 적극 투입하고 공사비 보조 방침 밝혀
13개 민간기업도 파빌리온 공개하는 등 속도
내년 4월 오사카 인근 인공섬 유메시마에서 180일간 펼쳐지는 ‘2025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오사카 엑스포)’가 18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민국이 부산 엑스포 유치에 공을 들이는 것처럼, 일본 정부도 지난 2018년 러시아 등을 제치고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개최지로 선정됐다.
지난 12일 행사장 공사가 한창인 유메시마를 헬기로 둘러봤다. 오사카만에 있는 유메시마는 같은 인공섬인 마이시마와는 다리로, 사카시마와는 해저 터널로 연결되어 있다. 애초 2008년 올림픽 유치를 목표로 조성됐지만 유치에 실패한 뒤 이번에 엑스포를 통해 빛을 보게 됐다.
오사카 엑스포를 주관하는 일본국제박람회협회의 요시모토 나오코 디렉터는 “나무로 지어지는 그랜드 루프는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목조 건축물이 될 것”이라며 “‘생명이 빛나는 미래 사회 디자인’이라는 엑스포 주제와도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오사카 엑스포는 현재 일본 사회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 유명 사회학자인 요시미 신야 도쿄대 교수의 경우 “이제 다시 일본에서 올림픽도 박람회도 해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할 정도다.
이런 배경에는 엑스포에 대한 회의론이 자리 잡고 있다. 2021년 관중 없는 도쿄올림픽으로 커다란 재정적자를 보고, 준비과정에서 각종 뇌물·청탁 의혹으로 얼룩진 것이 국민의 기억에 확연히 각인된 것이다. 이번 엑스포도 헛되어 돈만 쓰고 경제적 효과를 거두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는 상황이다.
박람회장 건설비만 해도 2018년 최초 산정 때 1250억엔이었으나 이후 설계 변경으로 2020년 12월 1850억엔으로 한 번 늘었다. 이러다 지난달 다시 2350억엔으로 애초 예상액의 두 배로 껑충 뛰었다. 해외 국가의 파빌리온 공사비도 마찬가지다. 공사비가 늘어난 것은 둘째 치고 엑스포 공사를 맡겠다는 건설업자도 현재 많지 않은 현실이다.
이러다 보니 엑스포 대회장 자체의 공사뿐 아니라 여기에 참여하는 국가·기업의 행보도 더딘 움직임을 보인다. 일본국제박람회협회에 따르면 현재 153개 국가와 8개의 국제기구가 오사카 엑스포에 참여의사를 밝혔다. 이 가운데 50개 국가는 자체적으로 대형 파빌리온을 짓고 미래 기술을 전시하기로 했다. 하지만 최근까지 건설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힌 곳이 우리나라와 프랑스, 룩셈부르크 등 극히 소수에 불과하다.
일본 민간 기업도 적극적으로 파빌리온 공개 행사를 열면서 분위기를 띄우고 나섰다. 지난 4일 참여기업 13곳 가운데 7곳이 자신들의 파빌리온 디자인을 공개한 데 이어, 오는 18일에는 나머지 기업이 공개에 나선다.
마스타니 준코 간사이에어포트 PR그룹 리더는 “오사카 엑스포에 맞춰서 내후년 봄에는 국내선과 국제선을 모두 새롭게 단장한 새로운 간사이공항이 문을 연다”며 “국제선 수송능력을 크게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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