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커지는 시장…美 초단기채·'현금 부자' 음식료주 담아라

윤아영 2023. 10. 15.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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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Fed 금융긴축 장기화…투자 안전처는 어디
美 국채금리 2007년 이후 최고
6개월 단기채 T-Bill 수익률 5.6%
강남 수익형 부동산보다 높아
초단기채 ETF 월분배금도 지급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바야흐로 고금리가 ‘뉴노멀’인 시대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 9월 기준금리를 내년 연말까지 5% 이상 유지할 수 있다는 ‘매파’적 전망을 밝힌 후 시중 금리가 연일 뛰고 있다. 주식의 매력이 떨어지면서 달러, 금과 같은 안전자산이나 단기성 금융상품에 돈이 몰린다. 한쪽에선 과거와 같은 초저금리 시대는 당분간 기대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반면 고금리 충격으로 미국 경제가 급격한 침체에 빠질 경우 시중 금리가 가파르게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하는 전문가도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런 불확실한 고금리 시대엔 어떤 투자 전략을 세워야 할까.

그래픽 = 이은현 기자

 손절매 대신 물타기

전문가들은 Fed가 기준금리를 가파르게 올리기 시작할 당시부터 채권을 ‘1순위’로 추천했다. 기준 금리를 따라 채권 금리가 오르면 상대적으로 주식·부동산의 투자 매력은 떨어진다. 무위험자산으로 평가되는 미 국채 수익률은 현재 4~5%대로 강남 수익형 부동산의 연간 투자수익률(4%대)을 웃돈다. 향후 시중 금리가 내려가면 채권값이 올라 매매 차익도 기대할 수 있다. 작년부터 채권시장에 개인들이 몰려든 배경이다.

투자 손실이 날 수도 있다. 특히 올해엔 Fed의 긴축 강도가 시장 예상을 뛰어넘으면서 손실을 본 투자자가 더 많다. 자금 상황에 여유가 있다면 이런 경우 손절매보다 물타기 전략이 유효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채권 투자 손실이 발생했어도 팔지 않고 계속 보유하면 금리가 인하되며 손실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시장 예상과 달리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리거나 5%대 금리가 장기화할 것으로 본다면 10년 이상 장기채와 단기채를 섞어 투자하는 전략도 생각해볼 수 있다. 단기채는 기준 금리 상승에 대한 민감도가 낮으면서 장기채보다 금리가 높다. 향후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서면 단기채 비중을 서서히 줄이면서 장기채로 갈아타는 게 유리하다. 배문성 라이프자산운용 채권담당 이사는 “투자 안정성은 단기채가 좋고, 금리 하락 시 예상 수익은 장기채가 낫다”며 “A등급 이하 채권은 투자 리스크가 높아 AA등급 이상 투자를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만기 1년 이하 초단기 미 국채 인기

단기채 중에선 만기 1년 이하의 미국 초단기 국채(T-Bill)가 유망하다. 만기가 짧아 다른 국채보다 금리 변동 리스크가 적으면서도 5% 이상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6개월 T-Bill 수익률은 12일 기준 5.63%로 2001년 이후 최고 수준이다. 월가의 ‘신(新)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가 “지금처럼 경기 침체가 임박한 상황에서는 다른 곳에 투자할 필요 없이 T-Bill을 사고 차분히 기다리면 된다”고 강추할 정도다.

개인들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T-Bill에 투자할 수 있다. 미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발행하는 초단기채 ETF는 과거와 달리 월 분배금도 지급한다. 만기 3개월 이하 미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운용하는 ‘아이셰어스 3개월 미만 국채’(SGOV) ETF는 올해 월 분배금으로 주당 평균 0.39달러를 지급했다. 만기 1~3개월 미 국채에 투자하는 ‘SPDR 블룸버그 1~3개월 T-Bill’(BIL) ETF, 1년 미만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단기재무부채권(SHV)’ ETF, ‘골드만삭스 1년 미만 채권’(GBIL) ETF 등 기초 자산과 만기에 따라 다양한 ETF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임은혜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투자 기간이 짧아도 꾸준히 분배금을 받을 수 있고 매매가 자유로워 단기적으로 자금을 굴리는 데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증시에선 음식료·반도체·금융

주식시장에선 미래 성장성보다 현재 불확실성이 낮은 기업을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는 “현금 가치가 과거보다 더 중요해지면서 현금을 꾸준히 만들어내는 음식료주가 주목받을 것”이라며 “오비맥주 사례처럼 가격 인상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헤지할 수 있는 기업이 많다”고 말했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실제 가치보다 더 떨어진 저평가주를 제안했다. 김 센터장은 “고금리와 무관하게 전체적으로 주가가 눌려 있는 게 반도체, 제약”이라며 “이들 종목은 최근 금리 상황과 무관하게 조정을 받아 향후 실적 등에서 호재가 생기면 상승세를 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배당 성향이 높은 은행·보험 등 금융주도 고금리 시기 단골 상품이다. 자산 건전성만 유지할 수 있다면 이자 마진 등으로 수익이 개선된다. 배당 수익도 쏠쏠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DGB금융지주(9.3%), BNK금융지주(9.3%), 우리금융지주(9.1%), 기업은행(9.1%) 등도 올해 실적 기준 9% 이상 배당수익률을 거둘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주 ETF 수익률도 양호하다. ‘KODEX보험’ ETF는 최근 3개월 수익률이 11.78%, 1년 수익률이 44.94%에 달한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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