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공매도 제도개선’ 5만명 청원…여야 “내달 논의”
투자자들 “공매도 IT시스템 개편, 상환기간 제한” 요구
與 “정책으로” vs 野 “법 개정으로”
금융위는 ‘신중’ 입장…김주현 “대책 쉽지 않아”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국회가 공매도 제도개선 방안을 내달부터 본격 논의한다. 공매도 제도를 개선해달라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이 5만명 동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올해 불법 공매도 제재 건수가 역대 최다 규모를 기록한 가운데 ‘기울어진 운동장’ 논란까지 지속하고 있어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정무위원장을 맡고 있는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5일 통화에서 “공매도 관련 국민동의청원이 5만명을 넘었기 때문에 이제 국회에서 다뤄야 할 것”이라며 “당장은 국감이 있어서 힘들고, 국감 이후 내달부터 정무위에서 공매도 청원 내용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무위가 공매도 관련 국민동의청원을 논의하는 것은 21대 국회 들어 처음이다.
이에 개인투자자인 최재혁 씨는 ‘증권시장의 안정성 및 공정성 유지를 위한 공매도 제도 개선에 관한 청원’ 제목의 국민동의청원서를 지난 3일 국회에 등록했다. 이 청원은 지난 4일 국민동의청원을 시작한 지 8일 만인 지난 12일 5만명 동의를 달성했다. 청원에는 무차입·무기한 공매도 사전차단을 위한 증권거래 시스템 도입, 기관·외국인의 상환기간 제한 등이 담겼다.
청원인은 “현 자본시장법은 원칙적으로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으며, 단지 차입 공매도만 가능하게 돼 있으나, (실제로는) 현 증권거래 시스템은 불법인 무차입 공매도가 가능한 시스템”이라며 “주식시장을 교란할 수 있는 여지가 농후하다”고 밝혔다.
그는 “(무기한 공매도가 가능해 기관·외국인은) 주가가 내려갈 때까지 무기한으로 기다리면 절대 손해가 발생할 수 없는 구조”라며 “무기한 차입 공매도는 우량회사를 망하게 할 수도 있어 대한민국의 경제와 산업발전에 커다란 장애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최근에는 증시가 주춤한 가운데 불법 공매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불법 공매도로 제재받은 건수는 45건, 과태료·과징금 부과 금액 합계는 107억475만원으로, 역대 최다 숫자이자 최대 규모다. 금융감독원은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대규모 불법 공매도를 최초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적발된 글로벌 투자은행 2곳은 BNP파리바와 HSBC다.
다음 달부터 정무위가 국민동의청원을 본격 논의하면 공매도 관련 법안도 검토할 전망이다. 현재 김경협·박용진·윤관석 민주당 의원이 공매도 제도개선안을 담은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발의했고, 강훈식 민주당 의원도 준비 중이다. 강 의원은 “공매도가 주식시장의 순기능을 살리는 제도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기울어진 운동장부터 바로 잡아야 한다”면서 공매도 관련 △차입 기간 △담보 비율 △거래 전산화 관련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다.
여당도 개선 방향에 공감하는 상황이다. 정무위 여당 간사인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통화에서 5만명 국민동의청원 관련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공매도 제도의 문제에 대해 당연히 알고 있다”며 “개선 방식은 법 개정보다는 정부 차원의 대책을 고민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외국 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가 버리면 결국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손해가 될 수 있다”며 “법으로 강제하기보다는 정책으로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관건은 공매도 제도 주무부처인 금융위 입장이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지난 11일 국감에서 개인·기관·외국인의 담보비율 일원화, 수기관리에서 벗어난 전산시스템 도입에 대해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은 우리나라 증시 현실 등을 거론하면서 “(정부 차원의 대책을 내는 게) 쉽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금융위는 27일 종합국감이 예정돼 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일주일새 1833만원 늘었어요" 주담대 더 오른다
- 송중기, 아내 케이티와 여동생 결혼식서 포착…다정한 모습 눈길
- ‘이준석 제명’ 운동 시작한 안철수…연일 터지는 “자빠졌네” 공방
- “고아 된 것 같다” 형 감싼 부모에 박수홍 반응
- 남동생만 ‘10억 아파트’ 준다는 부모님…막을 수 있나요[양친소]
- 박수홍 父 “형이 女임신도 처리해” 사생활 폭로...파국
- “집주인 아들은 ‘감옥 가면 돼’랍니다” 수원 전세피해자의 눈물
- 래퍼 빈지노, 전통부촌 성북동에 45억 단독주택 매입[누구집]
- 표예림 가해자 저격하던 ‘촉법나이트’ 돌연 계정 삭제, 왜?
- “이란 개입 막겠다”…美, 이스라엘에 항모·전투기 추가 투입(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