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KTX로 공짜 출퇴근한 코레일 자회사 직원들

대전 코레일 본사. 사진=코레일 제공

코레일(한국철도공사) 자회사 2곳 직원 120명이 출퇴근하며 KTX 등 열차에 무임승차한 정황이 국토교통부 감사에서 드러났다. 코레일이 국회에 제출한 국감 자료에서 15일 확인된 사항이다. 문제의 자회사는 코레일의 철도 유지관리 업무를 코레일테크와 매표·고객센터 상담 업무를 맡은 코레일네트웍스로 파악됐으며 적발된 인원은 코레일테크 113명, 코레일네트웍스 7명 등이다. 국토부 당국은 두 회사소속 직원들이 지난해 말 탑승권을 구매하지 않고 KTX 등 열차를 이용해 출퇴근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으며 현재 철도경찰에 수사의뢰한 상태라고 한다.

국토부가 이들 무임승차족을 추려내는 과정은 비교적 수월했다. 자회사 임직원을 상대로 근무지와 주거지가 다른 이른바 직주불일치 지역에 있는 경우와 함께 근무지와 주거지 근처에 기차역이 있는 사례를 대상으로 무임승차 여부에 대해 전수 조사를 벌이면서 자진신고를 유도했다. 그 결과 이 단계에서 71명의 무임승차 사실이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자진신고를 하지 않은 여타 직원들을 상대로 실태 검증 작업에 들어갔다. 무임승차를 하지 않았다는 '알리바이'를 입증할 수 있는 대중교통수단 등의 교통비 지출 증빙 자료를 제출하게 하는 방법으로 무임승차 의심 정황이 짙은 49명을 추가로 솎아내기에 이른 것이다.

국토부 감사로 밝혀진 코레일 자회자 직원들의 무임승차 행태는 국민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 코레일 임직원은 내부규정에 따라 입석에 한해 운임표를 구매하지 않고도 탑승할 수 있지만 코레일 자회사 직원들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한다. 지극히 당연한 제도 운용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도 자회사 직원들이 무임승차를 일삼은 것이라면 이는 달리 변명의 여지가 없다. 자격이 안 되는 데 KTX 등 열차를 출퇴근 때 공짜로 타고 내렸으면 실정법을 어긴 것이다. 일반 고객이 도둑 탑승하다 적발되면 운임의 30배를 물어내야 하는 판인데 그런 경우와 다를 게 뭐가 있는지 묻게 한다.

철도 공기업 구성원들의 무임승차 이슈는 본분을 망각한 처사로서 모기업의 철도영업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때 가볍게 넘길 수 없다. 고속철도나 국철을 멋대로 타고 내려도 상관없다는 식의 도덕적 해이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