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신용점수 1000점 만점 됐는데, 금리인하 퇴짜…특히 이 은행이 인색하네

4대 은행 금리인하요구 10건 중 7건 ‘퇴짜’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최근 김모 과장은 신용점수가 1000점 만점인 것을 확인하고 아내에게 마이너스통장(마통) 금리를 낮출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에 한껏 부풀었다. 신용점수 등이 개선되면 대출금리를 낮출 수 있다는 금리인하 요구권 관련 뉴스를 적지 않게 접했던 터다. 하지만 이런 기대감은 오래가지 못했다. 겸사겸사 은행을 방문한 김과장은 마통 금리인하가 불가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내부신용평가 결과 금리인하로 이어질 만큼 개선되지 않았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인데, 김과장은 납득할 수 없었다.

대출금리가 상승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리인하 요구권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불만이 여전하다. 수용률이 저조하고 불가했을 때 그 원인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은행연합회에 신한, KB국민, 우리, 하나 등 4대 은행이 공시한 가계대출(신용대출)에 대한 ‘금리인하요구권 운영실적 현황’을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수용률은 단순 평균으로 31.8%로 50%에도 미치지 못했다. 10건 중 7건꼴로 수용하지 않은 셈이다.

은행별로는 그나마 우리은행이 42.5%로 가장 수용률이 높았다. 다음으로 신한 34.6%, KB국민 30.7%, 하나 19.5% 순이었다.

반면, 상대적으로 기업대출(신용대출)의 경우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해 후했다. 4대 은행의 해당 대출에 대한 금리인하요구권 수용률은 단순 평균으로 62.9%였다. 가계대출 대비 약 2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금리인하 요구권은 신용점수 상승, 취업, 승진, 재산 증가 등으로 차주(대출한 사람)의 신용조건이 더 좋아졌을 때 은행, 카드사 등에서 자신의 대출금리를 깎아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다. 지난 2002년부터 각 금융사에서 자율적으로 시행하다가 2019년 6월부터 법제화됐다.

다만, 보금자리론, 햇살론 등 정책성 상품과 미리 정해진 금리에 따라 취급하는 보험사 보험계약대출, 예·적금 담보 대출은 금리인하요구권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