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서 바그다드까지 대규모 시위…FBI "美 테러위협 고조"

신윤재 기자(shishis111@mk.co.kr) 2023. 10. 15.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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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분노의 날' 선포 후
전세계 무슬림들 일제 거리로
이·팔 놓고 두쪽난 지구촌

◆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

이집트 국경서 기다리는 팔레스타인 주민 14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남단이자 이집트와 접한 라파 국경의 검문소에서 팔레스타인 주민과 외국인들이 굳은 얼굴로 이집트 정부의 통행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UPI연합뉴스

세계 곳곳에서 팔레스타인 또는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대규모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격화되면서 지구촌 균열도 커지며, 일부 지역에서는 시위대 간 충돌 우려도 제기된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국내 테러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이라크, 이란, 레바논 등 중동 각국에서 무슬림이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고 이스라엘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 타흐리르 광장에는 수만 명이 운집해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웠고, 이란 테헤란에서도 수천 명이 모여 '이스라엘을 타도하라'고 적힌 표지를 흔들었다.

레바논 베이루트와 요르단 암만에서도 수천 명 단위의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이어졌다. 요르단에서는 일부 시위대가 "예루살렘에 갈 수 있도록 국경을 열라"며 팔레스타인 서안지구로 가는 국경을 넘으려 해 경찰이 최루탄으로 진압했다.

팔레스타인 지지하는 이라크 시위대 지난 13일(현지시간) 수천 명의 이라크 시위대가 수도 바그다드 타흐리르 광장에서 팔레스타인 국기를 흔들며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폭격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EPA연합뉴스

시위를 금지하고 있는 이집트에서조차 수도 카이로에 시위자가 모여들었고 바레인, 카타르, 튀니지, 예멘, 시리아 등 다른 중동 국가에서도 크고 작은 시위가 잇따랐다. 중동에서 떨어진 방글라데시, 파키스탄, 튀르키예에서는 무슬림이 팔레스타인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에 동참했다.

앞서 하마스 지도부는 이날을 이스라엘 보복에 대한 '분노의 날'로 선포하고 전 세계 무슬림에게 동참을 호소했다. 이에 중동은 물론이고 미국과 유럽 주요 도시에서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잇따랐다.

14일 영국 런던에서는 수천 명 규모의 친팔레스타인 시위대가 BBC 본사에서 출발해 총리실까지 가두행진을 벌여 경찰 1000명이 투입됐다. 시위는 리버풀, 맨체스터, 케임브리지, 글래스고 등 주요 도시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했고, 일부 시위대는 아이들을 동원했다.

하마스의 테러 이후 유럽에서 반유대주의 위협이 커지면서 런던 유대인 학교에서는 등교 자제령이 내려졌다. 유럽에서 유대인 인구와 무슬림 공동체가 가장 많은 런던에서는 최근 반유대주의 사건 신고가 10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건에 비해 폭증했다. 런던 경찰은 추가 순찰을 위해 인력 수천 명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덴마크, 독일 등 다른 유럽 국가에서도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가 벌어졌다. 프랑스는 반유대주의 범죄가 우려된다는 이유로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금지했다. 13일 반유대주의로 무슬림 남성 교사가 학교에서 흉기에 찔려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이스라엘을 응원하는 목소리와 팔레스타인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와 충돌하고 있다.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주요 도시에서는 시위대에 대응해 경찰이 보안을 강화했다. 이날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수천 명이 모여 이스라엘의 보복 공격에 따른 인도주의 위기를 비판하자, 친이스라엘 군중 300명이 주변에서 맞불 시위를 벌였다. 크리스토퍼 레이 FBI 국장은 14일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국제경찰청장회의(IPS) 연설 중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자국에서 테러 위협이 증가하고 있다며 경계를 강화하고 경찰이 관련 정보를 공유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이후 8일간 언론인 사상자 및 실종자가 최소 22명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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