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중소건설사 저축銀 연체율, 반년만에 최고 14배 치솟기도

조윤진 기자 2023. 10. 1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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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고물가로 경영난에 빠진 중소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민 의원은 "고금리 속 특히 건설·부동산 경기 악화로 중소기업 부실이 커지면서 저축은행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증가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실물경기 침체가 금융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는 만큼 정책 당국의 관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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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부채상환 능력 악화
상반기 기업대출 연체액 5047억
고금리 직격탄 맞은 건설·부동산
연체율 각각 7.1%·5.7%로 급등
페퍼저축 중소건설 연체 0.6%→8.1%
연합뉴스
[서울경제]

고금리·고물가로 경영난에 빠진 중소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 특히 부동산 경기 악화에 자재 수급난까지 겹친 중소 건설·부동산 기업의 경우 일부 저축은행에 받은 대출 연체율이 반년 만에 14배 가까이 치솟았다.

15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페퍼)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액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총 5047억 원에 달했다. 사실상 가계대출에 가까운 개인사업자 대출은 제외한 값으로 전년 말 2454억 원 대비 100% 넘게 급증했다. 연체율 역시 치솟으면서 2021년 말 1.3%에서 지난해 말 2.2%, 올해 상반기 말 4.9%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특히 건설·부동산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올랐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5개 저축은행의 중소 건설 회사 및 부동산 회사 연체율은 각각 7.1%, 5.7%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연체율과 비교하면 건설 업종은 5.4%포인트, 부동산 업종은 2.2%포인트 급등했다. 각 저축은행이 대기업 대출까지 포함해 공시한 건설·부동산 업종 연체율은 5.1%, 3.7% 수준이었지만 중소기업만 보면 모두 2%포인트씩 높아진 모습이다.

개별 저축은행으로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건설 업종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말 0.6%에서 올해 상반기 말 8.1%로 6개월 새 14배나 뛰었다. 한국투자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의 관련 연체율 역시 각각 8.7%, 8.4%로 높았다. 부동산 업종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OK저축은행의 연체율이 5개사 중 가장 높은 9.9%를 나타냈다.

건설·부동산 업종을 중심으로 중소기업의 부채 상환 능력이 나빠지면서 저축은행들의 건전성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개인사업자 대출을 제외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의 50% 이상이 건설·부동산 회사에 나간 대출이기 때문이다. 특히 OK저축은행의 경우 중소기업 대출 중 건설·부동산 업종 비중은 83%에 달한다.

각 저축은행이 관련 대출 규모를 전년 말보다 축소하는 등 대응에 나섰지만 당분간 연체율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겠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건설공사비지수가 지난해 말 148.56에서 올해 6월 말 151.34로 치솟은 후 7·8월에도 여전히 151대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공사비지수는 건설 분야 물가지수로 기준점인 2015년(100)보다 높을수록 공사에 투입되는 비용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올해 1~9월 종합 건설 업체의 폐업 신고 건수(변경·정정·철회 포함)는 총 405건으로 2006년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저축은행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물 경기가 나아지지 않는 이상 올해 말까지는 연체나 부실이 줄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고금리 속 특히 건설·부동산 경기 악화로 중소기업 부실이 커지면서 저축은행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 증가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실물경기 침체가 금융 리스크로 전이될 수 있는 만큼 정책 당국의 관리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조윤진 기자 j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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