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현지화···'신라면 똠양꿍' 태국 간다

박시진 기자 2023. 10. 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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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004370)이 연내 태국에 '신라면 똠양꿍'을 출시한다.

그동안 신라면 등 기존 스테디셀러 수출에 주력했으나 앞으로는 해외 맞춤형 제품 판매을 내놓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개척하겠다는 전략으로 판단된다.

현지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해 제품을 개발하는 등의 글로컬 전략과 'K-문화'의 인기로 농심의 해외 사업 무대는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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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심, 국물·볶음 2종 연내 출시
韓라면 좋아하는 태국입맛 맞춰
'미슐랭 1스타' 제이파이와 협업
똠양꿍 신제품 앞세워 매출 확대
삼양·오뚜기도 글로컬전략 가동
내수 의존 낮추고 해외시장 확장
[서울경제]

농심(004370)이 연내 태국에 ‘신라면 똠양꿍’을 출시한다. 그동안 신라면 등 기존 스테디셀러 수출에 주력했으나 앞으로는 해외 맞춤형 제품 판매을 내놓는 방식으로 해외 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개척하겠다는 전략으로 판단된다. 이번 태국 신제품이 현지 시장 안착에 성공할 경우 다른 지역에서도 ‘글로컬(글로벌+로컬화)’ 전략이 단계적으로 가동되고, 농심의 내수 의존도는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조만간 태국에 ‘신라면 똠양꿍’, ‘신라면 똠양꿍 드라이’를 출시할 예정이다. 전세계 라면 소비량 9위 국가인 태국은 시장 성장세도 가파른 데다 ‘K-문화’를 타고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라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농심은 현지 전통 식문화에 맞는 제품 개발을 위해 미슐랭 1스타를 받은 현지 셰프 ‘제이파이(JAYFAI)’와 손을 잡고 제품을 개발했다. 앞서 농심은 신라면 똠양꿍 마케팅을 위해 지난 달 전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한국 2023’ 기간에 열린 셀러브리티 파티에서 제이파이와 함께 시식 행사를 진행했다. 당시 100여 명의 셀럽이 모였으며,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을 비롯해 송민호 등 다수의 연예인들이 참석해 신라면 똠양꿍 2종을 맛봤다.

농심이 태국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는 이유는 태국인들이 유난히 라면을, 그 중에서도 한국 라면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태국 상무부(MOC)에 따르면 태국의 지난해 한국 라면 수입 규모는 3407만달러(한화 약 450억원)로 전체 라면 수입액 중 80%를 기록했다. 지난해 농심의 동남아 수출액이 약 750억 원이다.

현지 소비자의 수요를 파악해 제품을 개발하는 등의 글로컬 전략과 ‘K-문화’의 인기로 농심의 해외 사업 무대는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라면은 최근 드라마, 케이팝 등 한류 콘텐츠 확산에 힘입어 해외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는 영화 기생충에 등장한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를 먹는 장면, 방탄소년단이 매운맛 라면 등을 먹는 유튜브 영상 등이 매출 증가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1994년 미국 로스엔젤레스에 첫 해외 법인을 설립한 농심은 현재 중국과 미국, 일본, 동남아 등 전 세계 100여개 국가에 라면을 수출 중이다. 미국과 중국은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나머지 국가들은 한국에서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농심의 전체 라면 해외 수출액은 1조 2650억 원으로 3년 전 대비 2배로 늘었다. 올 상반기에도 6900억 원어치 라면을 수출했다. ‘신라면 블랙’의 경우 미국 시장에서 일본 라면보다 비싼 가격임에도 제대로 된 한 끼 식사를 찾는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올 상반기 현지 신라면 매출은 전년 대비 19% 늘어난 9000만 달러(한화 약 1200억 원)를 기록했다.

다른 라면 생산기업들도 농심과 마찬가지로 동남아에서 글로컬 전략을 취하며 보폭을 넓히는 추세다. 삼양식품(003230)은 커리불닭볶음면·마라불닭볶음면·하바네로라임불닭볶음면·야키소바불닭볶음면 등을 현지 맞춤형으로 개발했고, 오뚜기(007310)는 보들보들치즈라면 등을 아시아권 위주로 판매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라면이 전통적으로 라면 섭취량이 많은 국가에서도 기존 일본 제품 등을 제치고 맛과 품질 등을 기반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며 “현지 소비자들에 맞게 상품을 출시하는 전략이 주효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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