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디테일에 놀라고, 동전 크기에 더 놀란다…‘장인정신’ 워해머 도색의 세계 [퇴근 후 방구석 공방]
이승환 기자(presslee@mk.co.kr) 2023. 10. 15. 17:33
“처음에는 그렇게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어요. 워낙 작지만 쓱쓱 칠하고 눈으로 보면 괜찮게 칠했다 싶거든요. 그런데 사진을 찍어서 보면 디테일이 뭉개져있더라구요. 그때부터 작은 디테일 하나하나가 보이기 시작하더라구요. 파고들수록 더 오래 걸리기도 하고 어렵지만 완성되고 사진까지 찍으면 성취감은 대단합니다.” -사암 김상완 작가-
워해머 Warhammer
Warhammer 40,000은 영국의 유명 게임 배급사인 ‘게임즈 워크숍’에서 1987년부터 발매된 테이블탑 미니어처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미니어처 모델을 구입해 조립과 색칠을 하여 유닛을 만들고, 그것들을 배치하여 정해진 룰에 따라 대전하는 게임입니다. 게임의 전체적인 세계관을 구성하는 각 세력의 유닛 및 군단과 배경에 대한 설정이 방대하기로 유명합니다.
워해머 40K는 본질이 미니어처 게임인 만큼 미니어처 모델을 소유하는 것이 필수이며, 모델을 구매해 직접 조립하고 색칠하는 과정이 게임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모델의 디자인은 RuleBook이 개정되면서 같이 디자인이 바뀌는 경우가 많으며, 이 때문에 같은 유닛이라도 오래된 모델과 새로운 모델이 전혀 다른 모습인 경우도 있습니다. 제작자의 실력과 개성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부분은 모델의 도색이며 여러가지 재미있는 아이디어들이 곁들여지게 됩니다. 공장에서 채색까지 완료되어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프라모델 마냥 런너로 출시되기 때문에 색깔은 유저들의 수만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번 ‘퇴근후 방구석 공방‘에서는 국내 워해머 페인터 중 많은 수집가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SandStone‘ 사암 김상완 작가와 워해머 페인팅에 대해 알아 봤습니다.
취미가 직업으로! 덕업일체!
“워해머 페인팅을 시작한건 2017년도 12월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 전에는 건프라등 프라모델 위주로 도색을 1년정도 했었어요. 이 도색을 취미로 하게 되면 다양한 작가들의 작례를 구경하는 취미도 같이 생기게 되거든요. 반드시요. 그러다가 해외작가들의 워해머페인팅 작품들을 보게 되었는데 손가락만한 피규어에 정말 말이 안 나올정도로 다양한 기법들과 아이디어가 집약되어있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이건 꼭 해봐야겠다 싶어서 바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아주 작은 킷에 디테일한 요소들이 수없이 담겨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디테일까지 찾아 도색을 하고 나면 그 디테일들이 모여서 눈에 확 들어오게 되거든요. 그때의 성취감이 너무 매력적입니다. 그게 워해머 도색, 미니어처 도색의 매력이죠.”
“전업 페인터는 늘 일정한 퀄리티를 유지하는게 중요합니다. 그래서 특별한 요구 사항이 없으면 최대한 제 스타일의 도색을 하려고 하죠. 많은 작업을 한번에 하는 경우도 있고 적은 수량을 여러번 나눠 의뢰를 받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퀄리티와 색감 등 작품의 퀄리티가 일정해야 수집가들의 장식장에서 이질감이 없겠죠. 상당히 중요한 부분입니다. ”
“취미로 하시는 분들은 무엇보다 재미를 붙이는게 가장 중요하죠. 좋아하는 캐릭터라든지, 재미있어 보이거나 새로운 페인팅 기법등을 시도해 보는겁니다. 사실 피규어 도색은 취미로 할 때 가장 즐거운것 같아요. 모든 일이 다 그런가요? 하하”
김상완 작가의 도색 노하우
“저는 다양한 색을 사용합니다. 피규어 페인팅용 아크릴물감인 바예호를 주로 사용하는데 대부분의 색상을 구비해 놓고 조색보다는 색상 레시피를 짜서 일관된 결과가 나오게 칠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빨간색을 도색을 한다고 하면 베이스코트로 ‘헤비레드’ 상당히 어두운 빨간색을 바예호 에어브러쉬 신너로 1:1.5~2비율로 희석 하여 얇게 2~3회 뿌려줍니다. 빨간색류는 1회 도포로는 밑색이 덮이지 않기 때문에 3회는 뿌려줘야 합니다. 메인 컬러가 될 1st레이어는 다크 버밀리온입니다. 마찬가지로 1회 도포해주고 2회차 부터는 색을 좀 더 진하게(밝게) 나타낼 부분만 집중적으로 도포합니다. 베이스 코트의 색은 아주 약간 쉐이드부분만 남으면 됩니다. 거의다 덮는다고 생각하면 편하죠.“
“베이스컬러(쉐이드 컬러)가 거의다 묻혀 보이겠지만 2nd레이어가 들어가면 다시 살아납니다. 다음 2nd레이어 컬러는 스칼렛 레드 ,오렌지컬러가 가미된 레드 컬러입니다. 뿌려줄 범위는 1st레이어 보다 조금더 좁은 면적. 좁은 면적이라 해서 뿌리는 면을 기준으로 원형으로 좁아지는게 아니고 밝아질 부분을 생각하여 한쪽으로 몰아서 좁아지는 형태로 도포합니다. 3rd레이어 컬러 오렌지레드는 스칼렛 레드보다 오렌지색이 짙은 색입니다. 2nd레이어의 모든 범위에 뿌려주는 것 보단 최고의 밝기가 될 부분만 생각하여 뿌려 주는것이 좋습니다.”
“에어브러싱으로 어두운색에서 시작하여 밝아지는 레이어링을 할 경우 필연적으로 베이스 코트의 색이 탁해집니다. 기본 바탕이 다 칠해지면 중간톤으로 묽게 전체적으로 색감의 톤조절을 해주면서 어색해진 표면, 그라데이션등르 정리 해주고 이후 하이라이트와 디테일한 부분은 붓으로 완성해 나갑니다.”
“말로 풀어서 설명하니 매우 복잡해 보이고 긴 작업 같지만 막상 금방 하는 작업들입니다.”
TMM(True Maetalic Metal)
“NMM(NonMetalicMetal) 보다는 TMM(True Maetalic Metal)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NMM이 빛을 그려넣어 컨트롤 하는 도색법이라면 TMM은 메탈 자체의 느낌으로 화려함을 더한 작업입니다. TMM은 육안으로 보면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메탈도료의 피그먼트들이 반사되어 반짝이는 효과가 상당하거든요.TMM은 NMM에 비해 작업시간도 짧은 편입니다. ”
“메탈릭 도료를 사용할때도 명암에 따라 다양한 도료를 사용하면 그효과는 극대화 됩니다. 금색을 칠할때 단순히 금색만을 사용하는게 아닌 리치골드, 페일골드, 옐로우, 실버 등으로 쉐도우부터 하이라이트까지 신경써서 도색하면 정말 이뻐집니다. 요즘은 메탈릭 페인트 위에 잉크류 페인트를 주로 사용하여 색감을 넣는 방식도 많이 쓰고있습니다.”
“모델이 작으면 작을 수록 얇은 선과 작은 점 하나 차이로 인상이 크게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워해머 같은 미니어쳐쪽이 좀더 얇고 세밀 한 페인팅이 요구 되는 부분들이 상당합니다. 또 가장 밝은 하이라이트 컬러를 얼마나 적절한 곳에 잘 배치하고 칠해주느냐에 따라 킷전체를 놓고 볼 때 얼마나 생기가 있는지가 결정된다고 봅니다. ”
“기본적으로 워해머는 게이밍을 위한 피규어이기 때문에 같은 종류 혹은 비슷한 것들을 많이 페인팅하게 되는데 반복 숙달이 되는것도 있습니다. 짧은 시간에 비슷한 모델을 10-20개씩 하는건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지나고 나면 숙달이 되고 체득이 되는거죠.”
“보통 한가지 새로운 레시피를 한번 시도하고 맘에들면 빠르게 진행이 가능하도록 레시피를 수정 하고 연습 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게 반복 되다보면 적절한 퀄리티는 유지되면서 속도는 빨라지게 됩니다. 모든 과정을 사진을 찍어 놓고 새로운 색감을 표현하거나 마음에 들게 페인팅된 페인트 목록을 전부 기록해 놓습니다. 차후 비슷한 색감을 사용하게 되거나 할때 유용하거든요.”
“본인이 피규어 페인팅을 취미로 하고 싶다면 바로 시작하시면 됩니다. 어려울게 없어요. 피규어와 물감, 붓만 있으면 일단 시작은 할 수 있거든요. 이것처럼 진입장벽이 낮은 취미도 없죠. 문제는 어느 정도 선까지 수준을 올려갈 것인가가 문제인데 꾸준히 즐기고 싶다면 어느정도의 수준까지는 연습을 해서 올라와야 결과를 보며 성취감을 느끼실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그 다음에 에어브러시도 준비하고 물감색도 늘려가고 하는거죠.”
사암 김상완 작가
네이버블로그 - @sandstonestudio
인스타그램 - @sandstone219
도색 의뢰 - 카카오톡 ‘ocarina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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