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공립대 ‘단톡 성희롱’ 처벌 솜방망이… 가이드라인도 없다

박유빈 2023. 10. 1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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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5년 전국 국공립대학교에서 발생한 메신저 단체대화방(단톡방) 성희롱을 교육부가 파악한 사례는 16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발생 및 조치 현황'에 따르면 16건의 대학 단톡방 성희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상대방을 성희롱하거나 불법촬영물을 배포하며 협박을 가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단톡방 성희롱 가해자를 조치한 내용은 대학별로 천차만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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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16건 적발 조치 현황
SNS 등서 상대에 성적 발언·협박
처벌 지침 없어 대학 조치 제각각
전체 38%만 유·무기정학 등 징계
재발방지교육·권고 수준 그치기도
전문가 “교육부 기준 마련 시급”
“피해학생 보호책 고민” 지적도

최근 5년 전국 국공립대학교에서 발생한 메신저 단체대화방(단톡방) 성희롱을 교육부가 파악한 사례는 16건인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에 대해서는 대부분 솜방망이 처분에 그치고, 조치 사항도 대학마다 제각각인 것으로 확인됐다.

15일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대학 내 성희롱·성폭력 발생 및 조치 현황’에 따르면 16건의 대학 단톡방 성희롱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상대방을 성희롱하거나 불법촬영물을 배포하며 협박을 가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사진=gettyimagesbank 제공
가장 최근에는 지난 8월 서울시립대 한 동아리 단톡방에서 여학생을 성희롱한 대화 내용이 유출됐다. 가해 학생들은 여학생들을 향해 성적인 발언을 하고, 사진을 무단 캡처해 모욕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피해자 3명은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이들을 고소했다.

단톡방 성희롱 가해자를 조치한 내용은 대학별로 천차만별이었다. 16건 중 유·무기정학 등 징계를 내린 사건은 6건에 그쳤다. 부산대학교는 2021년 3월26일 접수된 촬영물 SNS 배포 사건 가해자에게 재발방지교육만 했다. 전남대는 2020년 7월1일 접수된 단톡방 성희롱 사건에 ‘교육이수 권고’를 가해자 조치 내용으로 적었다. 경남도립거창대학은 2021년 ‘SNS를 통한 성적 비하 및 욕설 발언 가해자의 군휴학’을 조치 사항으로 제출했다.

대학교 재학생이 사용하는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이나 기타 통신매체를 이용한 사이버 성희롱, 스토킹 등으로 범위를 넓히면 최근 5년간 국공립대 내에서 발생한 온라인 성폭력은 32건으로 뛰었다. 32건의 온라인 성폭력 중 징계가 내려진 경우는 16건뿐이었다. 스토킹 가해학생에게 ‘6일 근신’을 조치하는 등 유기정학 기간이 일주일도 안 되는 경우도 포착됐다.
최근 3년간 발생한 대학 내 성비위 사건은 △2020년 77건 △2021년 84건 △2022년 69건으로 매년 70∼80건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대학 내 징계는 각 대학 학칙에 따르며 교육부에서 제시하는 별도의 지침이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국공립대학이라도 대학에서 일어나는 사건에 일률적으로 적용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는 어렵다”며 “징계 단계에서 정부가 개입하기는 힘든 실정이고 교육부로 제보가 들어오면 대학에 개별 건으로 추가 조사를 지시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에서는 입학 예정 상태에서 SNS에 인종차별 및 성차별적인 발언을 올린 학생을 입학 취소한 전례가 있다. 허민숙 국회 입법조사관은 “주변인과의 단톡방 성희롱은 ‘이런 생각이 잘못되지 않았고 놀이일 수 있다’는 잘못된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며 “방학 중 근신 등의 약한 징계는 이런 인식을 두고 보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 당국에서 이런 사건이 발생할 시 위원회를 구성해 가해자는 어떤 식으로 재교육하고 피해자는 보호해야 할지 가이드라인을 내려줘야 적절하다”고 조언했다.

강 의원은 “대학 단톡방은 다수의 학교 구성원이 포함된 만큼 성비위 발생 시 피해자가 겪는 정신적 고통이 극심할 것”이라며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지만 처벌 이후 대학에서 가해자를 마주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대책 마련과 피해학생 보호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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