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중 영상 도용에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돈 벌 기회"… 선 넘은 리딩방 광고
사칭 리딩방 광고 알려지자 영상 도용해 진짜처럼 속이는 유형 등장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틈타 주식 투자 권유하는 광고도
메타, 단속한다고 밝혔지만 근절되지 않고 새로운 광고 계속 생겨나
[미디어오늘 금준경 기자]
페이스북이 적극 대응에 나서지 않으면서 리딩방 가입을 유도하는 유명인·경제 전문가 사칭 광고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기존에 사진만 도용하던 것과 달리 유명인이 출연한 기업 홍보 영상을 도용한 광고까지 생겨났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을 '돈 벌 기회'라고 하는 광고도 등장했다.
“수익을 내는 주식 투자자 얼마나 될까요. 단 1퍼센트”. 페이스북 화면을 내리다 보면 배우이자 SBS <그것이 알고싶다> 진행자인 김상중씨가 나오는 영상이 뜬다. 김상중씨는 “이 치열한 시장에서 혼자 싸워 이기기는 쉽지 않습니다”라며 “주식종목 추천부터 주식투자 교육까지, 지금 성공 파트너와 만나십시오”라고 한다. 이 광고엔 자막으로 “링크를 클릭하고 나의 카카오를 추가하고 “8”로 답장합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링크를 클릭하면 리딩방 가입으로 이어지는 식이다.
해당 광고를 보면 김상중씨가 실제 출연해 불법 소지가 있는 리딩방을 홍보하는 것처럼 보인다. 일부 댓글을 보면 김상중씨가 출연한 광고로 생각하고 업체에 신뢰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
확인 결과 해당 광고 영상은 2021년 제작된 주식정보 서비스 '청개구리 투자클럽'의 광고였다. 해당 업체 광고에서 업체 이름을 말하는 대목만 지우고 짜깁기해 만든 것이다.
이 광고는 전문가나 유명인의 권위를 이용해 주식투자 정보를 제공하겠다며 리딩방 가입을 유도하는 리딩방 광고다. 사람들을 모은 다음 가짜 시스템을 만들어 높은 수익이 나온 것처럼 속인 다음 투자금을 편취하는 등 사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유명인을 사칭하는 페이스북 리딩방 광고는 계속 등장하고 있다. 15일 모니터 결과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를 사칭한 페이스북 광고가 새롭게 떴다. 백종원 대표 사칭 광고에는 “1억8000만 원을 기부했어요. 지난 몇 년간 '백종원의 골목식당'을 성원해주신 가족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라며 보답하는 차원에서 경제 서적을 무료로 배포한다고 밝혔다.
'서적 무료 배포형' 광고는 무료로 책을 보낸 다음 책을 보내는 과정에서 등록된 계정과 연락처를 이용해 리딩방 가입과 투자를 지속적으로 권유하는 방식이다. 백종원 대표를 사칭한 광고 유형은 확인된 것만 세가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간 전쟁이 벌어지면서 이를 투자의 기회라고 강조하는 리딩방 광고도 나오고 있다. 한 광고는 “이스라엘 전쟁 중에 유가가 폭등해서 돈을 잘 벌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내용을 담았다. 다른 광고는 SBS 뉴스를 보여주는 것처럼 꾸며내고 이번 전쟁에 관해 “부의 자유를 위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페이스북 등에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 경제학자 장하준 교수, 선대인 선대인경제연구소장, 존리 전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개그맨 황현희씨, 김미경 MKYU 대표 등, 배우 배용준씨, 연예인이자 사업가 홍진경씨 등을 사칭한 광고가 게재됐다.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는 관련 광고를 단속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메타코리아 관계자는 지난 5일 미디어오늘에 “타인을 사칭한 계정은 메타의 정책에 따라 엄격히 금지되며, 이러한 활동을 적발하기 위해 별도 인력과 기술을 투입해 지속적으로 단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후 관련 광고가 늘고 있고, 새로운 유형의 광고들도 생겨났다. 피해자인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는 “가짜 계정이라고 신고했더니 페이스북은 자기네들 커뮤니티 규약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답장을 보내왔다”며 페이스북이 신고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점을 지적했다.
방통위는 지난 13일 해당 광고에 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주식투자 등을 유도하는 광고성 불법금융정보 및 초상권 침해 입증 광고성 정보 등에 대해 심의 및 시정요구 중”이라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협조하여 온라인 플랫폼 상 타인을 사칭하여 투자를 유도하는 광고성 정보에 대해 심의, 시정요구(차단, 삭제) 등의 조치를 통해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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