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창 임방울 외손녀 박성희 "우리가곡 꼭 부르고 싶었다"

우수민 기자(rsvp@mk.co.kr), 김희수 기자(heat@mk.co.kr) 2023. 10. 15.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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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무대 누비는 소프라노
伊서 달려와 '그리운 금강산' 불러
박성희 소프라노(왼쪽)와 백동휘 테너.

"수수만년 아름다운 산, 못 가본 지 그 몇 해. 오늘에야 찾을 날 왔나, 금강산은 부른다."

절절한 '그리운 금강산'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애너하임컨벤션센터를 가득 메웠다. 모두를 향수에 흠뻑 젖어들게 하는 아름다운 노랫가락이 멈추자 세계 각국에서 날아온 한상들이 홀이 떠날 듯한 박수를 보냈다. 주인공은 '국창'으로 불리는 소리꾼 임방울 씨의 외손녀인 소프라노 박성희 씨였다.

박씨는 주관 기관인 중소기업중앙회와 오랜 인연으로 제21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K컬처쇼'에서 공연하기 위해 이탈리아에서 흔쾌히 날아왔다. 무대를 마치고 매일경제와 만난 그는 "해외 동포가 굉장히 많은 곳이고, 재외 동포가 서로 뜻을 모아 비즈니스를 하는 의미 있는 행사인 만큼 우리 가곡을 꼭 부르고 싶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20여 년째 유럽 무대를 누비고 있다. 동양인에게는 '벽'으로만 느껴지던 이탈리아 명문 아드리아국립음악원을 졸업하고, 유수의 국제 콩쿠르에서 1위를 휩쓸었다. 서울대와 이화여대에서 후학을 양성하는 지금도 틈틈이 1년에 절반 이상은 유럽에 간다고 했다. 박씨는 고국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그는 "예전엔 유럽에 가면 항상 유럽 오페라 노래만 했는데, 요즘은 반대로 그들이 우리 음악이 뭔지 물어온다"며 "K팝 인기가 높아졌는데, K클래식 시대도 곧 오지 않을까 기대하는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박씨는 후배 음악가와 호흡을 맞췄다. 고교 시절 미국으로 이민 온 로스앤젤레스 출신 교민 테너 백동휘 씨다. 그는 태권도를 가르치다 24세에 음악을 시작한 '늦깎이' 성악인이다. 신시내티음대에서 석사를 취득한 뒤 보스턴대 최고연주자 과정을 수료했다.

박씨가 K컬처쇼 파트너로 현지 테너를 구한다는 소식을 한인교회 지인에게 전해 듣고 한달음에 지원했다. 백씨는 이번 공연에서 박씨와 '축배의 노래' '오 솔레미오'를 열창했다.

[애너하임 특별취재팀=황인혁 산업부장(부국장) / 정승환 기자 / 이덕주 기자 / 문지웅 기자 / 김명환 기자 / 우수민 기자 / 김희수 기자 / 사진 한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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