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거품된 맨유 인수, 속 타들어가는 맨유 팬들
이번 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팬들의 속은 그 어느 때보다 타들어가고 있다. 선수들의 줄부상도 서러운데, 이제는 한 가닥 희망이었던 ‘구단 인수’마저도 사실상 물거품이 되면서 가슴이 쓰라릴 것으로 보인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15일 셰이크 자심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이슬람 은행 회장이 맨유 인수에서 최종적으로 물러났다고 전했다.
맨유를 놓고 지난해 11월부터 셰이크 자심 회장이 중심이 된 카타르 자본과 영국의 세계적인 화학 기업인 이네오스의 회장인 짐 랫클리프가 인수를 두고 경쟁을 펼쳐왔다.
맨유 팬들에게는 희망과도 같은 소식이었다. 맨유의 구단주인 글레이저 가문은 빚을 져가며 맨유를 인수한 뒤, 그 빚을 맨유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갚고 있다. 그러면서 선수 영입은 물론 경기장 및 훈련장 시설 개선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아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카타르 자본 측은 맨유 지분을 100% 인수한 뒤 모든 부채를 청산하는 것은 물론, 경기장과 훈련 시설에도 막대한 투자를 약속해 맨유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하지만 인수 금액에서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BBC는 “셰이크 자심이 맨유에 인수 금액으로 50억 파운드(약 8조2228억원)를 제시했음에도 끝내 합의를 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셰이크 자심 회장이 철수하면서 랫클리프 회장 측만이 협상 테이블에 남았는데, 랫클리프 회장은 전체 인수가 아닌, 25% 이내의 소수 지분 보유만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맨유는 이번 시즌 초반부터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4승4패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위에 머물고 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조별리그 첫 2경기를 모두 패했다. 여기에 개막 후 무려 16명의 선수가 부상을 당했고, 현재도 부상자 리스트에 10명의 선수가 이름을 올리고 있는 등 악재만 쏟아지고 있다. 맨유 팬들의 가슴이 한동안 더욱 쓰라리게 됐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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