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연PD "데블스 플랜 해외 인기 아직 얼떨떨"
"하석진 여러번 울음 터뜨려
궤도 공리주의 바꿀수 없었다"
지난 13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정종연 PD(사진)는 두뇌 서바이벌 프로그램 '데블스 플랜'이 실사판 '오징어 게임'이란 평가를 받으며 해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에 대해 아직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 데블스 플랜이 제작 단계부터 글로벌 인기에 잘 대비하지 못한 것은 다소 아쉽다"며 "출연자 대부분이 영어가 가능한 능력자였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영어로 기획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털어놨다.
지난달 26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데블스 플랜은 변호사, 의사, 과학 유튜버, 프로게이머, 배우, 바둑기사 등 다양한 직업군이 모인 12명의 플레이어가 7일간 합숙하며 최고의 브레인을 가리는 두뇌 서바이벌 게임 형식의 예능이다. '더 지니어스'와 '대탈출' '여고추리반' 시리즈 등을 잇달아 성공시킨 뒤 김태호 PD가 만든 회사에서 새 둥지를 틀고 만든 첫 야심작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넷플릭스를 통해 190개국에서 공개됐는데, 영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제작된 콘텐츠 중 첫 주에는 글로벌 3위에 오른 데 이어 둘째주에도 6위를 차지하며 좋은 반응을 보였다. 공개 첫 주에는 인도, 일본 등 아시아뿐 아니라 아프리카인 모로코까지 총 23개국에서 톱10에 들며 인기몰이를 했다.
그는 "허들이 높을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잘되고 있는 것 같다"며 "여러 나라 말로 잘 번역된 것 같고, 아직은 넷플릭스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지만 이런 방식의 예능이 해외에서도 인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돼서 놀라움도 느낀다"고 말했다.
'정종연표 예능'이 된 두뇌 서바이벌이란 새로운 장르의 매력에 대해 그는 "예측 불가능이란 재미와 그 불확성을 해결하기 위한 출연자들의 성장과 발전 서사가 합쳐져 장르가 탄생된다"며 "출연자들은 주어진 상황에 몰입하다가 끝내 격한 감정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며 이것을 본 시청자들도 공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특징은 우승자인 배우 하석진이 종반부 '비밀의 방' 미션을 성공하는 장면에서 잘 드러난다. 하루에 한 번만 도전할 수 있는 '블라인드 오목'에 한발 앞서 도전했던 배우 이시원이 탈락하고 뒤이어 도전장을 내민 하석진은 승리를 거머쥔다. 하석진은 '승리했다'란 메시지를 듣고 환호하며 기뻐하다가 탈락한 이시원이 떠오른 듯 눈물을 흘렸다. 정 PD는 "우승자인 하석진은 여러 번 눈물을 터뜨려 너무 울보로 보이지 않게 편집한 부분도 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히기도 했다.
이번 출연자 중 결승에 오른 과학 유튜버 궤도(본명 김재혁)는 게임 중 유난히 '공리주의'라는 철학을 내세우며 최종 라운드까지 최소한만 탈락하도록 협력하자고 해 시청자들로부터 의외의 전략이란 평가가 많았다. 정 PD는 "궤도를 응원하는 사람들도 많고 위선적이란 사람도 많지만 출연자의 철학에 가까웠기 때문에 리얼리티의 성격상 제작진이 유도해 다른 방향으로 수정할 수 없는 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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