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공소시효 정지, 아동학대 피해자 법 시행 전 성년 됐다면 적용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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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범죄 피해자가 성년이 될 때까지 공소시효를 정지하는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이 시행 전 성년이 된 피해자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소시효 정지에 관한 아동학대처벌법 조항 시행 이전에 피해아동이 성년이 됐다면 공소시효가 정지되지 않는다는 점을 최초로 명시한 판결"이라며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공소시효 정지에 관한 조항을 적용할 때 피해아동의 실질적 보호라는 가치와 법적 안정성·신뢰보호원칙 사이의 조화를 도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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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뒤에야 공소시효 정지 규정 시행
대법원 "적용 불가... 죄 물을 수 없다"
아동학대 범죄 피해자가 성년이 될 때까지 공소시효를 정지하는 아동학대처벌법 조항이 시행 전 성년이 된 피해자에게는 적용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첫 판단이 나왔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최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면소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면소는 공소시효 만료 등을 이유로 유·무죄를 판단하지 않고 재판절차를 종결하는 절차다.
A씨는 2007년 12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당시 미성년이었던 조카 B씨를 쇠파이프와 알루미늄 야구방망이로 수십 차례 때려 2019년 7월 재판에 넘겨졌다.
문제는 공소시효였다. 형사소송법에 따라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의 공소시효는 7년이었다. 이 조항을 이번 사건에 적용하면 공소시효 만료 시점은 2018년 12월이었다. 그러나 검찰 측은 법정에서 "공소시효가 정지됐다"고 주장했다. 아동학대처벌법상 "아동학대 공소시효는 피해아동이 성년이 된 날부터 진행한다"는 조항이 적용돼야 한다는 취지였다. B씨는 1993년생으로 2013년 7월 성년이 됐다.
하급심 재판부는 검찰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아동학대 범죄 피해자의 공소시효 정지를 규정한 조항은 2014년 9월 시행됐다. B씨가 해당 조항이 시행되기 전에 성년이 된 만큼 검찰이 A씨를 재판에 넘길 시점에는 공소시효가 끝났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에 법리오해 등 문제가 없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소시효 정지에 관한 아동학대처벌법 조항 시행 이전에 피해아동이 성년이 됐다면 공소시효가 정지되지 않는다는 점을 최초로 명시한 판결"이라며 "경과규정을 두지 않은 공소시효 정지에 관한 조항을 적용할 때 피해아동의 실질적 보호라는 가치와 법적 안정성·신뢰보호원칙 사이의 조화를 도모했다"고 밝혔다. 경과규정은 법이 제·개정됐을 때 기존 법규와의 적용관계 등을 고려해 적용해야 할 규정을 뜻한다.
다만 대법원은 A씨가 2017년 대학교 학점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B씨를 나무막대기 등으로 때리고 3,000배를 시킨 후 폐쇄회로(CC)TV로 확인한 혐의 등은 유죄로 인정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박준규 기자 ssangkka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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