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전쟁, 러시아는 어느 편?…푸틴, 이스라엘을 나치에 비유

남기현 기자(hyun@mk.co.kr) 2023. 10. 1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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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연합뉴스]
가자 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임박한 분위기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지상전이 펼쳐질 경우 개입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이를 억제하기 위해 미국이 추가로 핵항공모함 전단을 출동시키는 등 이스라엘엔 극도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와 전쟁중인 러시아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그간 중동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를 꾀해 온 만큼,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서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가 전쟁의 향방에 결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여러 외신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가자 지구 외곽 군부대를 방문해 “다음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지상군 투입을 앞두고 100만명 가량이 피란길에 오르는 등 가자 주민들이 아비규환에 빠졌다. 이는 가자 지구 인구의 절반에 해당한다.

지상전이 임박하자 이란이 나섰다. 이란은 가자의 하마스와 레바논의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핵심 지원국이다.

미국 인터넷 매채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란은 유엔을 통해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 공격을 계속할 경우 개입할 수밖에 없다는 경고를 날렸다. 또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외무장관이 유엔의 중동 특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란에는 ‘레드라인’이 있으며, 이스라엘이 지상전을 실행한다면 이란도 이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이스라엘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이번 전쟁이 중동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부 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항모전단에 동지중해로 이동을 시작하라고 지시했다”며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이후 이스라엘을 겨냥한 적대 행위나 이 전쟁을 확대하려는 노력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의 일부”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확전 가능성이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산발적 교전을 겪는 중이다. 아직은 산발적 전투이지만 이란 혁명수비대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가 본격 개입을 선언할 경우 전면적인 중동 전쟁으로 치달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런 가운데 관심을 끄는 것은 러시아의 행보다. 러시아는 시리아 내전을 계기로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왔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이란과 더욱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게 돼 어떤 식으로든 이스라엘 전쟁에 관여할 공산이 크다는 분석이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최근까지 러시아는 중동에서 ‘균형’ 전략을 구사했다. 이스라엘·아랍권 양측과 모두 대화 채널을 가동해 왔다.

예컨대 러시아 싱크탱크 국제문제위원회(RIAC)는 지난 3월 보고서에서 “러시아는 급진적 이슬람 위협에 대해 억지력을 갖춘 이스라엘을 국제무대에서 파트너로 고려할 이유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작년 9월과 올해 3월엔 하마스 지도부를 모스크바로 초대해 환담을 나눴다.

이같은 균형 전략에 따라 러시아가 이스라엘·하마스 사이에서 중재 역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이스라엘의 지상군 투입이 본격화할 경우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 CNBC는 “러시아가 이번 전쟁에 대한 방향을 잡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이란은 러시아를 도왔다. 이란은 이스라엘을 공격한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으며, 개입을 시사한 상태다. CNBC는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을 계기로 러시아·이스라엘 관계가 틀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고 전했다.

실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를 과거 나치 독일의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 봉쇄와 비교하며 “용납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스라엘을 독일 나치 정권에 비유할 정도로 강도높은 비판이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의 나치 독일은 소련에 전면전을 선포한 후 레닌그라드를 872일 동안 포위한 바 있다.

푸틴 대통령은 “분쟁 해결의 목표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 평화 공존”이라며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하는 팔레스타인 독립 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했던 지난 7일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생일이었다는 점도 미묘한 분위기를 전해준다. 일부 서방 언론은 이를 두고 ‘하마스가 푸틴에게 준 생일 선물’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관심을 돌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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