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보안구역’ 인천 내항 140년만에 시민 품으로
축하 행사 개최… 시민들 만끽
“인천의 산업 성장을 이끌었던 인천항. 이젠 세월이 지나 다시 시민의 품에 안겼습니다.”
‘대한민국 관문도시’라는 인천의 역사를 이끌어온 내항이 140년만에 시민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14일 인천 중구 내항 1·8부두 42만9천㎡(13만평) 중 일부 구간인 6만5천547㎡(1만9천862평)을 우선 개방했다. 이는 축구장 60개 규모에 이른다. 시는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 착공 전 시민들에게 ‘국가 보안 시설’에서 ‘광장’으로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이번 우선 개방을 추진했다.
이날 내항 1·8부두에 있는 상상플랫폼 앞에서는 이를 기념하기 위한 ‘제59회 시민의날 행사’와 ‘2023 인천 하버 페스타’ 등이 열려 1만여명의 시민과 관광객 등이 찾았다. 유정복 인천시장과 도성훈 인천시교육감, 배준영 국회의원(중구·강화·옹진군)과 허식 인천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유 시장 등과 각 분야의 시민들은 이날 시민의날 행사가 끝난 뒤 손을 맞잡고 오랫동안 ‘국가 보안 구역’으로 닫혀 있던 내항 부두의 철문을 열어 젖히며 개방을 선언했다. 개방을 외친 시민들은 강화섬쌀을 키우는 농민과 함박마을 다문화 가족, 백령도 주민 등 인천의 과거와 현재, 미래의 시민이다.
유 시장은 “인천 앞바다는 국방과 안보의 최전선에 있는 ‘먼 바다’에 불과했다”며 “하지만 인천항은 누구보다 140년 전 대한민국 근대 역사를 출발 시킨 자랑스러운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곳에서 시작할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는 다시 인천을 역사·문화·관광·산업의 중심지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라며 “그 꿈을 시민들과 함께 현실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시민들은 인천의 심장부인 원도심 발전의 연료탱크 역할을 해오던 내항의 역사를 가까이 느끼면서 ‘광장’으로 변한 인천 내항 곳곳을 살폈다. 시민들은 개방한 공간이 원도심 부흥으로도 이어질 수 있도록 기반시설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놓았다.
이 곳에서 만난 장윤희씨(32)는 “가족들과 주말에 차이나타운이나 신포시장은 자주 오는데, 항구 쪽은 사실 전혀 관심이 없었다”며 “항구 쪽으로 방향을 튼 적은 오늘이 처음”이라고 했다. 이어 “일반 시민들이 다닐 수 없던 공간이 광장으로 바뀌었다는 점이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항구가 앞으로 쇠퇴해가는 일대가 부활하는데 심장의 역할을 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지역 안팎에선 이번 내항 개방으로 이어질 중·동구 등 원도심 개발에서 근대문화유산과의 조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의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가 단순히 상업 및 주거시설을 짓고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일대에 퍼져있는 근대문화유산의 기록과 보존은 물론 체험까지 함께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시는 내항 1·8부두에서 시작해 중구 개항장 지역은 물론 동구 화수부두와 북성포구·만석포구 등 산업유산 지역까지 포함할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그리고 있다.
임학성 인하대학교 사학과 교수는 “이제 앞으로 제물포 르네상스의 개발 담론은 더욱 빠르게 커져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근대문화유산을 어떻게 기록하고 간직할 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특히 개항의 역사로 중·동구 일대는 300여곳의 주요한 근대문화유산을 품고 있다”며 “지자체가 이들을 지키고,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할 때”라고 했다.
한편, 인천은 인천항이 1883년 한반도에서 3번째로 개항을 하면서 신문물을 처음 맞이하는 관문도시로 자리 잡았다.
김지혜 기자 kjh@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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