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님이 3번 샀다는 경차, 왜? 서울 시내 달려보니 고개 '끄떡'
대기업 회장님이 3번이나 사서 방방곡곡을 몰고 다닌 차로 더 유명해진 차가 있다. '세컨드카 대명사'로 불리는 기아 경차 레이 이야기다. 박용만 전 두산그룹 회장이 기아 레이를 몰며 산동네 봉사활동을 다닌다고 소셜미디어에 올려 화제가 된 바 있다. 박 전 회장은 소형차임에도 실내가 넓고 적재공간도 넉넉하다는 점 등을 언급하고 "대한민국에서 만든 차 중 칭찬 받고 상 받아야 하는 차"라며 기아 레이를 극찬했다. '회장님의 세컨드차'로 세간의 관심을 끈 레이가 이번에는 순수 전기차로 '더 기아 레이 EV(이하 레이 EV)'로 재탄생해
주목받고 있다. 기아는 국내 첫 양산형 전기차로 2018년 레이 EV를 출시했다. 단종한 이후 상품성을 개선해 5년 만 새로워진 레이 EV를 선보이게 됐다. 이번 레이 EV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에선 처음으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이 2000만원대로 저렴하다. 국내 주요 완성차 기업이 2000만원대 전기차를 출시한 것은 처음이다.
전기차임에도 저렴한 가격 때문일까. 기아는 20영업일 동안 레이 EV 사전 계약이 6000대 이상 접수되며 올해 판매 목표로 설정한 4000대를 50% 초과 달성했다.
최근 레이 EV를 몰고 복잡한 서울 도심을 주행해보며 이 차가 인기있는 게 비단 합리적인 가격 때문이 아니란 것을 알게 됐다.
타면 탈수록 알게 되는 다양한 매력이 '세컨드카로 당장 한 대 사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우선 처음 레이 EV를 마주한 첫인상은 기존 레이와 크게 다를 바 없다는 점이다.
길에서 자주 봤던 기존 레이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가면서 매끈한 전면부 그릴, 그릴 정중앙의 충전 포트, 새로운 휠 디자인으로 전기차임을 알 수 있는 정도였다.
자동차 외관에 중간중간 어두운 포인트 컬러가 적용돼 레이 EV의 세련되고 단단한 인상을 부각한 점도 눈에 띄었다.
운전석에 탑승하니 천장이 높아서인지 경차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넉넉하고 답답하지 않은 실내 공간이 맘에 들었다.
전기차 배터리로 머리 공간이나 수납 공간이 줄어든 느낌은 거의 없었다.
10.25인치의 계기판과 운전대 뒤 숨어 있는 전자식 변속 레버 등 디자인에 군더더기를 없앤 느낌이 강했다.
운전석에 탑승해 시동을 켜고 주행을 시작해봤다.
레이 EV는 경차 전기차답게 조용하면서도 경쾌하게 속도를 올렸다. 가다 서기를 반복하는 복잡한 도로에선 전기차 특유의 가속력이 운전하는 재미를 배가했다.
속도를 올릴 수 있는 고속도로 구간을 지날 때도 조용하고 묵직하게 치고 나가는 이 차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레이 EV 스펙상 최고출력이 64.3㎾, 최대토크는 147Nm다.
차로 유지보조 장치, 크루즈 컨트롤 등 각종 보조 시스템도 운전 편의성을 크게 높여줬다. 정체 구간에서 오토홀드 기능도 유용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는 없었지만 내장된 내비게이션 품질이 우수해 아쉬움을 느낄 새가 없었다.
이 차의 강점은 좁은 골목을 지나다닐 때 더 배가됐다.
'이 차가 이 틈을 지나갈 수 있을까' 싶은 골목도 날렵하게 잘 빠져나간다.
주차하기도 편했다. 어디든 좁은 공간이라도 주차가 안성맞춤이다. 도심에 최적화한 세컨드카라는 별명이 잘 어울릴 만했다.
이 차의 화두는 1회 충전당 주행거리. 레이 EV에는 35.2kWh LFP 배터리가 탑재됐다. 1회 충전당 복합 205㎞·도심 233㎞의 주행거리를 구현한다. 14인치 타이어 기준 5.1㎞/kWh의 복합전비를 달성했다.
전기차 1회 충전당 주행거리가 기본 300㎞를 훌쩍 넘는 요즘, 200㎞대 주행거리가 다소 짧아 보인다. 그러나 이 차가 경차임을 고려하고 가격이 2000만원대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도심 운전에 최적화된 출퇴근용 전기차로 제격이라는 점이다.
충전 속도도 관건이다. 레이EV는 150㎾급 급속 충전기로 40분 충전 시 배터리 용량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다. 7㎾급 완속 충전기로 충전 시 6시간 만에 배터리 용량 10%에서 100%까지 충전할 수 있다.
레이EV는 '1~2인 차박(차에서 숙박)'으로도 손색없어 보인다. 모든 좌석을 접어버리는 '풀 플랫' 기능과 주행을 하지 않을 때 공조, 오디오 등 전기장치를 장시간 사용할 수 있는 '유틸리티 모드', 완전히 개방되는 미닫이문 덕분이다. 바리바리 짐을 싸들고 갈수 있는 넉넉한 적재 공간도 덤이다.
무엇보다 이차의 가장 큰 매력은 가격일 것이다. 레이 EV의 트림별 가격은 4인승 승용 △라이트 2775만원 △에어 2955만원, 2인승 밴 △라이트 2745만원 △에어 2795만원, 1인승 밴 △라이트 2735만원 △에어 2780만원이다.
서울에 사는 소비자가 레이 EV를 구매한다면 국고 보조금 512만원·지자체 보조금 135만원 등 총 647만원의 구매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4인승 승용 라이트 트림은 2128만원, 4인승 승용 에어 트림은 2308만원 등 2000만원대 초중반에 살 수 있다. 레이 EV는 경형 전기차로 분류돼 개별소비세, 교육세, 취득세가 면제된다.
[박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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