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디 아빠와 함께’ 방신실, 라이벌 황유민 따돌리고 신인 중 첫 시즌 2승 달성

김도헌 기자 2023. 10. 1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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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신실(오른쪽)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4라운드 1번 홀에서 버디를 잡은 뒤 캐디를 맡은 아버지 방효남 씨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방신실은 라이벌 황유민을 따돌리고 올해 신인 선수로는 처음으로 시즌 2승 고지를 밟았다. 사진제공 | KLPGA
흥미로울 것으로 예상됐던 ‘장타 신인 듀오’의 파이널 라운드 대결은 의외로 싱겁게 끝이 났다.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1위’, ‘시즌 이글수 1위’ 방신실은 장타와 정교한 숏 게임 능력, 그리고 강한 멘탈을 앞세워 ‘라운드당 평균 버디 1위’인 라이벌 황유민을 압도했다.

방신실이 15일 전북 익산시의 익산CC 동·서코스(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 원) 4라운드에서 역전 우승에 성공하며 올해 루키 중 가장 먼저 시즌 2승 고지를 밟고 우승상금 1억8000만 원을 품에 안았다.

3라운드까지 선두 황유민에 1점 뒤진 30점이었던 방신실은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적어내며 13점을 보태 총 43점으로 2위 이소미(34점)를 9점 차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5월 E1 채리티 오픈에서 시즌 ‘신인 1호 우승’을 수확했던 방신실은 5개월 만에 챔피언 트로피를 추가하며 이예원, 박지영(이상 3승), 박민지 임진희 이다연(이상 2승)에 이어 시즌 6번째 다승 고지에 등정했다. 11점을 더해 총 32점을 얻은 김수지가 3위를 차지했고, 2승을 노렸던 황유민은 또 다른 루키 김민별과 함께 31점으로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는 공격적인 플레이를 유도하기 위해 KLPGA 투어 대회 중 유일하게 알바트로스 8점, 이글 5점, 버디 2점, 파 0점, 보기 -1점, 더블보기 이하 -3점 등 각 홀 성적에 매긴 점수를 합산하는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으로 펼쳐졌다.

출발부터 산뜻했다. 1번(파4) 홀 버디로 2점을 보태 역전에 성공한 방신실은 2번(파5) 홀 연속 버디로 3점 차로 앞서갔다. 처음부터 견고한 플레이를 펼친 방신실과 달리 황유민은 3번(파4)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둘 간격은 4점 차로 벌어졌다. 방신실은 6번(파5) 홀에서 황유민과 나란히 보기를 적어냈지만 7번(파4) 홀에 이어 10번(파5) 홀에서도 2점씩을 더해 7번 홀에서 보기로 점수를 잃은 황유민에 9점 차로 달아나며 일찌감치 승기를 굳혔다.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4라운드 2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방신실. 사진제공 | KLPGA
초반 흔들림을 극복하고 차곡차곡 점수를 쌓은 같은 챔피언조의 이소미가 12번(파4) 홀 버디로 32점, 7점 차로 따라붙었지만 방신실을 추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4번(파4) 홀에서 나란히 이소미와 버디를 잡은 방신실은 17번(파5) 홀에서도 여유있게 버디를 낚아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올 시즌 부분 시드로 출발한 뒤 화끈한 장타를 앞세워 E1 채리티 오픈에서 우승, 풀 시드를 확보하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방신실은 뜨거웠던 여름, 종종 컷 탈락의 아쉬움을 맛보며 주춤하기도 했다.

“첫 우승 이후 더 잘하고 싶은 욕심에 쫓기는 마음이 있어 성적이 나지 않았다. 한동안 자신감이 떨어지기도 했다”고 털어놓은 방신실은 “스스로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포기하지 않아 결국 값진 2승을 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골프를 시작한 뒤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의 대회에는 처음 나선 그는 “원래 내가 공격적인 스타일이라 오늘도 보기를 하더라도 매 샷을 공격적으로 치겠다는 각오로 나섰다”며 “한 타, 한 타에 최선을 다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최근 아버지 방효남 씨가 캐디를 맡은 뒤 직전 3개 대회에서 톱10을 두 번 기록하며 안정감을 회복한 방신실은 “아빠와 충분히 상의했지만, 아무래도 공은 선수가 치는 것이기 때문에 최종 선택은 내가 했다”면서도 “아빠의 도움이 컸다”는 말로 든든하게 백을 메준 아버지에 대한 감사함도 곁들였다. 이번 우승으로 김민별, 황유민과의 신인왕 경쟁을 이어가게 된 그는 “일단 신인왕 욕심은 내려놓고 3승 기회가 온다면 우승 경쟁을 하고 싶다”며 우승 트로피를 추가하고 싶다는 바람을 덧붙였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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