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태그플레이션 땐 글로벌 은행 30% 취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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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에 중동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엄습하면 세계 주요 은행의 3분의 1가량이 취약해진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에 따르면 올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등의 문제가 지금은 봉합됐지만 그럼에도 세계 중앙은행 금리를 더 높게, 더 오래 유지하면 세계 은행의 약 5%가 취약해진다.
특히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면 세계 은행의 30% 이상이 취약해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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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F, 금융사 스트레스테스트
다이먼 "수십 년 새 가장 위험"
WSJ "美 고금리·강달러 현상
신흥국 등 타국가 재정엔 부담"
저소득國 60%가 디폴트 위기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에 중동 불안까지 더해지면서 세계 경제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이 엄습하면 세계 주요 은행의 3분의 1가량이 취약해진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월가의 황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세계가 수십 년 새 가장 위험한 시기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15일 IMF 홈페이지에 있는 ‘글로벌금융안정보고서(GFSR)’에 따르면 IMF는 전 세계 29개국, 약 900개의 금융사를 대상으로 한 스트레스테스트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올 3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 등의 문제가 지금은 봉합됐지만 그럼에도 세계 중앙은행 금리를 더 높게, 더 오래 유지하면 세계 은행의 약 5%가 취약해진다.
특히 스태그플레이션이 오면 세계 은행의 30% 이상이 취약해진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중국과 유럽·미국의 시스템적중요은행(SIB)도 포함됐다. IMF는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규제 기준인 7% 이하로 떨어지는 은행을 취약한 것으로 봤다. 스태그플레이션은 실업률이 올라가고 세계 경제가 2% 역성장하는 상황 등으로 정의했다.
고금리는 단기적으로는 은행의 예금과 대출의 금리 차를 벌려 금융사의 수익에 도움이 되지만 장기화될 경우 이야기가 달라진다. 대출자들이 높은 이자 부담에 빚 갚기를 포기할 수 있어 은행에 손실로 돌아온다. 또 은행은 예금자들의 예금 인출 요구가 늘어 결국 그동안 투자했던 국채 등을 헐값에 팔아야 할 수도 있다. IMF는 “각국 정부는 자국 은행을 적극적으로 감독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런 가운데 13일(현지 시간) 다이먼 CEO는 실적 발표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지난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더해지며 에너지 및 식량 시장, 국제 교역, 지정학적 관계가 광범위하게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세계는 현재 아마도 최근 수십 년 새 가장 위험한 시기일 수 있다. 최선의 결과를 희망하면서도 광범위한 결과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정학적 긴장 외에도 “(미국의) 급증하는 국가부채와 재정적자가 물가와 금리를 높게 유지시킬 수 있다”고 꼬집었다. 미국 정부가 고물가에도 계속 확장적 재정 정책을 펴면서 물가를 추가로 자극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적자국채 발행도 늘어나 국채금리 상방 요인(국채 가격은 하락)으로 작용하면서 시중금리도 고공 행진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한편 현재 세계에서 미국 경제만 비교적 강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미국의 연착륙이 세계 경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진단했다. 실제 IMF는 10월 세계 경제 전망에서 미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7월의 1.8%에서 2.1%로 올려 잡았다. 반면 유로존은 7월의 0.9%에서 이번에 0.7%로 낮춰 잡았고 독일은 -0.3%에서 -0.5%로 내렸다. 중국 역시 5.2%에서 5.0%로 조정했다.
WSJ는 미국 경제의 연착륙으로 높은 금리가 더 오래 지속되면 달러는 강세를 보일 것이고, 이는 다른 나라 화폐가치의 하락으로 수입물가를 올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자국의 경제 회복세가 미미해도 결국 물가를 잡기 위해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고 그만큼 경제성장세를 제약할 것이라는 우려다. 신흥국은 외채 상환 부담도 늘어난다. IMF에 따르면 이미 저소득 국가의 약 60%가 디폴트(채무 불이행)에 빠졌거나 그럴 위험에 처해 있다. 이런 상황에서의 강달러는 신흥국이 외채를 갚는 데 추가적인 부담으로 연결된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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