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풀체인지…2열 접으면 2464ℓ 새로운 공간 탄생
웅장하게 재등장한 대형 SUV
성인 남성 3열에 앉아도 여유
저주파 소음 잡는 정숙함 탁월
또 다른 대형 3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등장했다. 혼다 '올 뉴 파일럿'. 혼다가 8년 만에 내놓은 풀체인지 모델이다.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 나오는 모든 3열 SUV는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겨뤄야 한다. 크기, 성능, 가격, 디자인 등 모든 면에서 말이다. 캐딜락 'XT6'만 해도 여러 면에서 팰리세이드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있다. 가격도 팰리세이드는 5069만원(3.8 가솔린 캘리그래피)이지만 XT6는 854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XT6의 브랜드는 캐딜락이고, 디자인도 너무 캐딜락스럽다.
그럼 혼다 파일럿은? 가격(6940만원)으로 보면 팰리세이드와 XT6 중간이다. 하지만 사이즈는 셋 중 가장 크다. 대표 풀사이즈 SUV인 캐딜락 '에스컬레이드'에 버금가는 크기다. 브랜드 인지도는 개인 판단 몫이고, 디자인은 질리지 않으면서 웅장하다. 이러한 이유로 파일럿은 충분히 주목받을 가치가 있다.
파일럿의 최대 강점은 큰 사이즈를 영리하게 활용한 공간이고, 그 중심엔 2열 중간 좌석이 있다. 보통 3열 SUV 2열 센터 시트는 양옆 자리보다 작기 마련인데, 파일럿은 그렇지 않다. 게다가 2열 센터 시트는 탈부착이 가능하다. 따라서 사용자 목적에 맞게 내부 환경을 바꿀 수 있다. 빼낸 2열 중앙석은 트렁크 아래 공간(언더 플로어)에 들어간다. 3열도 주니어에서 성인 남성 탑승 기준으로 공간을 넓혔다. 트렁크 용량도 이전 세대보다 증가한 527ℓ며, 3열을 접으면 1373ℓ가 된다. 2열까지 접으면 무려 2464ℓ까지 확장된다. 감각적이고 고급스러운 브라운 색상 펀칭 가죽이 시트를 완성한다.
운전석에 앉으면 높고 넓고 편안한 시야가 확보된다. 여기에 이전 세대(7인치) 대비 확장된 10.2인치 계기판이 있다. 9인치 디스플레이에는 운전 중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누르는 실수를 줄이기 위한 물리적 버튼도 있다. 기본 내비게이션이 없기에 유무선 연결이 가능한 애플 카플레이와 유선 안드로이드 오토 기능이 적용돼 있다. 1~3열에 있는 컵꽂이수는 14개에 이른다.
파일럿을 운전하다 보면 정숙성에 놀라게 되는데, 이는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덕분이다. 소음 주파수를 감지하는 마이크를 통해 이와 반대되는 위상파를 실내 스피커로 발생시키는 원리로, 실내 소음 정도를 재측정해 바로잡는다. 이를 통해 타이어와 노면 마찰로 인해 발생하는 도로 소음은 물론, 피로의 원인인 저주파 소음까지 줄인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파일럿은 전륜 기반 모델용으로 개발된 V6 직접분사식 3.5ℓ 'DOHC i-VTEC' 엔진을 장착했다. 그러다 보니 파워 면에서는 만족스럽지만, 가속감은 일본차 치곤 부드럽지 않았다. '사이드 미러' 시야가 좁은 것도 불편했다. 파일럿의 사이드 미러로는 옆에 붙은 차가 잘 보이지 않았다.
[이유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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