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난히 뜨거웠던 올여름…전기요금 확인한 내 속은 더 탔다

15일 한국전력에 따르면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올해 8월 주택용 전기 사용량이 전년보다 4.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지난 8월 주택용 전기 사용량이 전년보다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써 역대 최대 기록을 경신했는데 이 기간 전기요금이 인상된 점을 고려하면 각 세대가 25%가량 오른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한국전력이 발표한 ‘전력 통계 월보’에 따르면 지난 8월 주택용 전기 판매량은 9377기가와트시(GWh)로 전년 동기보다 4.6% 늘어났다. 이는 전력 사용량이 많은 여름과 겨울을 모두 통틀어 역대 가장 많은 수준이다.

가구당 평균 전기 사용량은 333kWh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325kWh)보다 2.5% 증가한 양이다. 한전은 이와 관련, 총 전력 사용량이 4.6% 늘었는데 가구당 평균 사용량이 이보다 적게 증가한 게 가구 수가 증가(약 2760만→약 2810만)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가구당 전기 사용량이 늘어난 만큼 요금도 내야 하지만, 요금 인상 폭은 더 가파르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서 지난해 여름 이후 전기요금이 세 차례에 걸쳐 1kWh당 총 28.5원 인상된 영향이다.

예컨대 지난해 8월 427kWh의 전기를 쓴 평균 4인 가구라면 지난해에는 6만6690원을 냈지만, 올해는 438kWh 전기를 사용한 뒤 25%가량 오른 8만3390원을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작년과 같은 양의 전기를 썼더라도 요금 인상 영향으로 올해 8만530원(20.8%↑)을 내야 한다.

전국적으로 폭염이 계속되던 지난 8월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한 무더위 쉼터에서 한 시민이 에어컨을 조작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식당이나 상점 등 상업시설에서 사용하는 일반용 전기 판매량도 소폭 증가해 가정용과 더불어 ‘이중고’를 겪어야 하는 소상공인 등의 체감 인상 폭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산업용 전기 사용량은 작년 동기보다 2.1% 감소한 2만4703GWh에 그쳤다. 메모리 반도체 감산 등 경기 부진의 영향이다. 여기에 휴가철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8월 전력 판매량이 전월보다도 감소했다.

산업용 전기 사용량은 한국의 주력 사업인 반도체 경기 부진 속에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이 올해 3월부터 6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전기 사용량은 통상적으로 실물 경기 활력의 척도로 여겨진다.

한편 한전은 지난 8월 전기를 1kWh당 149.1원에 구매해 166.0원에 판매했다. 1kWh당 차익이 16.9원이라는 의미다.

지난 5월부터 차익이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오래도록 이어진 역마진 구조가 해소되는 분위기다. 다만 여기에는 송·변전 시설 투자비, 인건비 등 경상비, 추가 투자를 위한 적정 이윤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

1kWh당 전기 판매 단가가 전기 구입 단가보다 최소 20원 이상 높아져야 적자를 보지 않는 수준이라는 게 한전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