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과 협력 추구한 이스라엘 억만장자, 하마스에 딸 잃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지난 7일(현지시각) 기습 공격한 이스라엘 음악 축제 현장, 수백명의 피해자 중에는 이스라엘 억만장자의 딸도 있었다. 2019년 엔비디아가 현금 70억달러(약 8조5000억원)에 인수한 이스라엘 벤처기업 멜라녹스 창업자 에얄 왈드먼의 딸 다니엘(24)의 이야기다. 왈드먼은 그동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한 인물로, 팔레스타인 인재를 적극적으로 채용해 온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12일 미국 CNN,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에 따르면 왈드먼의 딸 다니엘은 6년 사귄 남자친구와 이스라엘 남부 레임에서 열린 음악 축제 현장을 찾았다. 왈드먼은 처음 하마스가 축제를 급습했다는 소식을 듣고 딸이 살아만 있기를, 차라리 인질로 잡혔기를 바랐다고 한다.
다니엘의 휴대전화와 애플워치 추적 기능으로 딸의 행방을 찾던 왈드먼의 기대는 이내 무너졌다. 휴대전화에 남겨진 영상으로 왈드먼은 하마스가 딸과 남자친구를 어떻게 살해했는지 똑똑히 알 수 있었다.
딸과 남자친구는 차를 타고 도망가던 중 하마스에 포위되어 공격받고 사망했다고 한다. 왈드먼은 “최소 3~5명이 딸을 공격했다”며 “차를 향해 쏘는 총만 3정이 있었다”고 했다.
그는 “다니엘을 만난 모든 사람이 딸을 사랑했다”며 “딸은 그 누구에게도 나쁜 짓을 한 적이 없으며 단지 이스라엘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살해당했다”고 했다.
미국 경제지 마켓워치에 따르면 왈드먼은 멜라녹스를 운영하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 그는 가자지구에 R&D센터를 짓고, 팔레스타인 인재를 적극 영입했다. 팔레스타인 엔지니어를 고용하면 인건비가 절감되어 고용주 수익에도 도움이 될 뿐 아니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협력에도 이바지할 수 있다며 다른 기업들을 향해서도 팔레스타인 인재 영입을 추천하기도 했다.
하마스에 의해 딸을 잃은 후, 왈드먼은 평화에 대한 희망을 잃지는 않았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두 나라의 관계가 변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마켓워치에 “평화를 이루어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도 번영을 가져다주고 싶었다”고 했다. 이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하마스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는 계속 고용하겠지만, 두 나라 사이에 신뢰를 쌓기까지는 노력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왈드먼은 “우리는 언제나 평화를 위해 손을 뻗고 있다”며 “그러나 동시에 이스라엘은 강하고, 단결되어 있으며 다시는 어느 누구도 이스라엘 국민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를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사람들이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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