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찾은 힐링… 건강… 걷는 '足足' 기가 '팍팍' [심층기획]
# 지자체마다 황톳길 조성 분주
대전 계족산 한 해 100만명 발길
영광 물무산·포항 해안길 등 다양
방문객 늘자 안전요원 등 관리도
# 가장 쉬운 건강관리법 각광
땅 밟는 ‘접지’ 활동 면역력 키워
신발 신을 때보다 운동효과 2배
“함께 걷자” 맨발걷기 동호회 급증
가을꽃 향기가 가득한 13일 전남 영광군 물무산의 폭 3m 황톳길에는 바지를 걷어올린 주민들이 뽀드득 소리를 내며 걷는다. 황토에는 물이 뿌려져 있어 마치 진흙길을 걷는 것처럼 미끄럽다. 삼삼오오 모여 걷는 이들은 서로 손을 잡거나 등을 밀어주면서 조심스럽게 아장아장 한발씩 내디딘다. 편도 2㎞에 이르는 이 황톳길에는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사람들로 붐빈다.
전국에 맨발걷기(어싱·earthing) 열풍이 불고 있다. 지자체마다 공원과 야산에 맨발로 걸을 수 있는 둘레길과 황톳길 조성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지자체마다 맨발 길 조성 붐
맨발걷기 성지는 대전 계족산이다. 맨발걷기 열풍의 시초인 계족산 황톳길은 지역 주류업체인 맥키스컴퍼스가 2006년 조성했다. 14.5km에 이르는 맨발 산책로는 한해 100만명 이상이 다녀간다.
경북에서는 매년 문경새재 맨발페스티벌이라는 맨발걷기 행사가 열린다. 올해 18회째를 맞은 맨발페스티벌은 8월18~19일 양일간 문경새재 일원에서 개최됐다. 행사에는 전국에서 3000여명이 모여 맨발 걷기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포항시는 4월29일 송도 해안가에서 ‘숲과 푸른 바다가 숨 쉬는 포항’을 주제로 ‘제1회 대한민국 맨발걷기 축제’를 가졌다. 해안가 2.6㎞를 걷는 행사로 전국 맨발걷기 동호인과 지역민 2000여명이 참가했다.
울산 도심 곳곳에는 황톳길 맨발걷기가 유행이다. 건강을 위해 신발과 양말을 벗고 땅을 직접 느끼는 것이다. 시작은 도심과 가까운 울산 중구 황방산이다. 황방산에는 자연 황토로 조성된 2.5㎞ 길이의 맨발 등산로가 있다
전남 목포시도 부주동 초당산에 황토 맨발 길을 조성해 명품숲을 통한 녹색도시 조성에 나섰다. 옥암 신도시 심장부인 초당산에 조성한 1㎞의 맨발 둘레길은 양을산 맨발초 청춘길에 이어 두번째다. 목포시는 이곳에 세족장과 음수대, 흙먼지 털이기, 신발보관함, 휴게의자 등을 갖췄다. 초당산 맨발길 경사면에는 보랏빛의 맥문동 꽃과 왕벚나무도 심어 단조로운 숲길에 계절의 색깔을 입혔다.
맨발 걷기 열풍이 부는 데는 힐링과 건강을 챙길 수 있어서다. 중장년층이라면 대부분 수면 장애와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등 성인병을 달고 다닌다. 하지만 맨발걷기를 하면서 이 같은 성인병을 자연 치유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건강 운동으로 자리 잡고 있다.
맨발걷기 동호회도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경남 김해시 한 맨발걷기 동호회 회원은 200명이 넘는다. 지난해 3월 건강이 좋지 않았던 3∼4명이 매번 같은 시간에 맨발걷기를 한 게 동호회 결성의 계기가 됐다. 회원의 연령은 2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이들 상당수는 암과 당뇨, 고관절 등으로 병원 입퇴원을 반복할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맨발걷기를 하면서 잃었던 건강을 되찾고 있다.
맨발걷기를 할 때 주의할 점이 있다. 발 모양을 잡아주고 외부 오염 물질로부터 보호해주던 신발을 신지 않아 상처 등의 피해가 생길 수 있다. 안전이 보장되지 않은 흙길이나 등산로에선 동물의 분변 등으로 인해 파상풍에 걸릴 위험도 있다. 박동창 맨발걷기시민운동본부 회장은 “우리 몸에 3∼6볼트의 양전하가 흐르는데 땅과 맨발로 만나는 순간 0볼트가 된다”며 “이럴 경우 몸속에 쌓여 있던 활성산소가 빠져나가 면역력이 길러진다”고 했다.
영광=글·사진 한현묵 기자 hansh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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