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0억 불법 공매도 저지른 글로벌IB... 퇴출 등 처벌 강화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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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 두 곳의 불법공매도가 처음으로 적발됐다.
금감원은 최근 해외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공매도 등 국내 주식투자 서비스를 제공한 글로벌 IB 두 곳의 불법공매도를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그간 불법공매도로 적발된 곳은 주로 외국계 헤지펀드사였으며, 글로벌 IB의 불법공매도가 발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른 글로벌 IB인 B사도 2021년 8월부터 그해 12월까지 호텔신라 등 9개 종목에 대해 160억 원 상당의 무차입공매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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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적발, BNP파리바와 HSBC로 알려져
'역대 최대' 수백억 원 과징금 관측도
시장제재는 처벌 규정 없어 불가능
국내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 두 곳의 불법공매도가 처음으로 적발됐다.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상황인데도 '갖고 있는 것처럼' 속이는 무차입공매도를 자행한 것이다. 불법공매도 규모만도 560억 원에 달해 금융감독원은 역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예고했으나, 거래중지 등 시장 제재는 불가능해 '반쪽' 징계에 그칠 전망이다.
금감원은 최근 해외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공매도 등 국내 주식투자 서비스를 제공한 글로벌 IB 두 곳의 불법공매도를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그간 불법공매도로 적발된 곳은 주로 외국계 헤지펀드사였으며, 글로벌 IB의 불법공매도가 발각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에 적발된 두 개사는 홍콩에 본점을 둔 글로벌 IB로, 장기간 무차입공매도를 저질렀다. 무차입공매도는 주식을 소유하거나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먼저 매도하고 주식매매일(T일) 이틀 뒤인 결제일(T+2일) 전까지 매도한 증권을 빌려 결제하는 방식이다. 만일 매도자가 결제일 전까지 주식을 빌리지 못할 경우, 결제불이행이 돼 막대한 손실로 이어진다. 이런 이유로 당국은 무차입공매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두 글로벌 IB 모두 이와 같은 불법공매도를 관행적으로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A사의 경우, 2021년 9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카카오 등 101개 종목에 대해 400억 원 상당의 무차입공매도 주문을 제출했다. 해당 IB는 부서 간 주식을 차입(대여)한 뒤 대여내역을 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은 탓에 소유주식보다 과다표시된 잔고로 매도주문을 제출한 것이다. 주식 100주를 가진 A사의 한 부서가 다른 부서에 50주를 빌려줬는데도 실제 매도주문은 50주가 아닌 100주를 했다는 뜻이다. A사는 결제수량이 부족할 때마다 추가 외부차입으로 메우는 등 '뒷수습'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불법을 조직적으로 해 온 셈이다. A사의 계열사인 국내 수탁증권사도 A사의 무차입공매도 주문을 지속적으로 수탁했으나, 이에 대한 원인 파악이나 사전 예방 조치 등은 취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김정태 금감원 부원장보는 "수탁증권사도 제재 대상"이라고 밝혔다.
다른 글로벌 IB인 B사도 2021년 8월부터 그해 12월까지 호텔신라 등 9개 종목에 대해 160억 원 상당의 무차입공매도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해외 기관투자자의 공매도 계약을 헤지(위험회피)하기 위해 공매도 주문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이미 보유하고 있는' 주식수량이 아닌, '향후 빌릴 수 있는' 수량으로 주문했다.
A사와 B사는 각각 BNP파리바와 HSBC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최대 규모의 과징금을 예고했다. 불법공매도 관련 최대 규모 과징금은 올해 3월 외국계 금융투자회사를 대상으로 한 38억7,000만 원이었다. 일각에서는 최대 수백억 원 규모의 과징금이 부과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김 부원장보는 "일부 IB의 경우 장 개시 전에 소유한 수량보다 많은 주식수량을 매도하는 등 장기간 자본시장법을 위반한 정황이 발견돼 조사하는 중"이라며 "주요 글로벌 IB를 대상으로 조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불법공매도 행위자에 대한 주식거래 제한, 시장 퇴출 등의 조치는 없다. 2020년 말 자본시장법 개정으로 불법공매도에 대한 과징금과 형사처벌이 도입됐으나, 시장제재 처벌 규정은 없는 탓이다. 이에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불법공매도 등 증권범죄 가담자의 증권계좌 개설과 주식거래를 최대 10년간 제한하는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5월 발의했으나, 국회 상임위원회에 계류된 상태다.
강진구 기자 realni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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