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을 향해 뛰는 진상봉 스카우트, 저술서 '프로가 된다는 것' 내용 뭉클
- 베테랑, 선임급 스카우트로서 본인이 해야 할 일이라는 사명감으로 저술
(MHN스포츠 김현희 기자) "아이고 어서오십시오. 허허허!"
고교야구가 한창인 목동야구장에 가면, 늘 스피드건과 스톱워치, 그리고 트랙맨 데이터를 유심히 살펴보면서 선수들의 동작 하나하나를 보는 이들이 있다. 바로 프로야구단 스카우트 팀이다. 좋은 원석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숨겨진 보석이 있는지 매의 눈으로 그라운드를 향한다. 허투루 보는 선수는 한 명도 없다. 그래서 눈과 손이 바쁘게 움직이고, 필요하면 자리를 이동하여 다양한 각도로 선수를 본다.
그 중 SSG 랜더스의 진상봉 스카우트는 선임급에 속한다. 빙그레 이글스-쌍방울 레이더스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은퇴 이후 그대로 필드 코치를 거쳐 SK-SSG 운영팀 및 스카우트팀에서 잔뼈가 굵었다. 그라운드를 향하는 '매의 눈' 속에서도 아버지와 같은 후덕한 목소리로 찾아오는 이들을 반긴다. 그렇다. 스카우트팀은 기본적으로 '아버지'들이 많다. 장차 본인의 자식들과 같은 선수들을 선택해야 하는 입장이다 보니, 정말로 아버지의 마음가짐을 가질 때가 많다.
원석이 어디에서 나타날지 모르기에 스카우트 팀은 늘 바쁘다. 그동안 야구 관련 서적이 꾸준히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유독 스카우트팀에서 발간한 책이 없었다는 점은 집필 시작조차 엄두에 두지 못할 만큼 바쁜 일정을 보내기 때문이다. 드래프트가 끝나면 끝나는 대로 현재 고교 2학년생(예비 고교 3학년생)들을 점검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러한 점에 있어서 진상봉 스카우트가 '현직 프로야구 스카우트가 전하는 프로가 된다는 것'이라는 서적을 집필했다는 소식이 전달됐을 때 필자는 몇 번이나 "사실이냐?"라고 물었다. 눈코 뜰 사이 없이 바쁜 와중에 노작의 결정체를 완성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해당 서적을 완독한 이후에야 '선수 찾느라 바쁘실 텐데, 정말 고생 많으셨구나!'라는 생각을 지닐 수밖에 없었다.
진상봉 스카우트가 본 서적을 집필한 이유는 자명하다. 학부모 및 선수들, 그리고 후배 스카우트들이 갖춰야 할 일종의 '큰 길'을 제시하고 싶어서다. 그야말로 아버지, 그리고 큰형님의 마음을 담았다고 볼 수 있다.
진상봉 스카우트의 서적을 읽고 있으면, 마치 목동구장으로 장소를 이동한 것 같은 착각이 들기도 한다. 그만큼 현장에서 스카우트팀이 어떠한 관점으로 선수를 살펴보는지 상당히 자세하게 제시했다. 하지만, 그 내용이 장황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페이지 숫자도 288쪽으로 상당히 얇은 편에 속한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겠지만, 일단 해당 서적은 지침서로만 참고하고 나머지는 선수와 부모, 그리고 후배 스카우트팀과 넓게는 구단, 학교측의 노력이 있어야 함을 간접적으로 제시한 것이다.
현재 메이저리그가 파워 지상주의로 간다고 하여 어린 선수들이 잘못된 생각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 투수는 구속에, 타자는 비거리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경향이 있다. 이에 대해 진상봉 스카우트는 "대세를 따르려다가 본인이 가지고 있는 큰 장점마저 잃어버리면 안 된다."라는 점을 단단히 경고한다. 간혹 드래프트에서 구속이나 타구 비거리에 아쉬움을 보이는 선수가 지명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남들이 보는 시선으로 선수를 뽑은 것이 아니라 그 선수가 가진 고유의 장점을 보고 뽑은 경우다. 정우람도 사실은 그렇게 저평가 속에서 지명을 받았던 선수였다. 그런데, 지금은 KBO리그 최초로 1,000경기 출장 기록을 썼고, 동양 최초로 40세 이전에 최다출장 기록을 세운 이로 남게 됐다.
현역 시절에도 그러했지만, 진상봉 스카우트는 그라운드로 눈을 돌리면 눈빛부터 달라진다. 하지만, 본인의 추천으로 선발된 선수가 잘 되는 모습만 보면 영락 없는 아버지의 표정으로 변모한다. 그러한 '아버지'의 목소리가 전국 서점을 비롯하여 온라인 e-book으로 접할 수 있다. 프로야구단 스카우트가 집필한 첫 서적이라는 점에서 한 번 쯤은 접해 볼 필요가 있음을 추천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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