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도 푸르지오·호반써밋 개봉 `미계약` 속출… 청약열기에 찬물
"할인분양 실시 가능성은 낮아"
정부의 부동산 규제 대폭 완화 후 식을 줄 모르던 서울 청약시장에 찬물이 쏟아졌다.
고분양가라는 평가에도 수천명의 청약수요가 몰리던 서울 분양시장이었지만 최근 미계약분이 대거 나온 현장이 2곳이나 등장하면서 청약열기가 잠시 식어가는 모양새다.
15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상도11구역 재개발인 '상도 푸르지오클라베뉴'는 평균 경쟁률 14대 1로 1순위 마감을 했지만 미계약분이 나왔다. 구로구 개봉5구역 재건축인 '호반써밋 개봉'도 평균 25대 1의 경쟁률로 마감했지만 40% 가까이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도동 첫 푸르지오 브랜드 단지로 주목받았던 상도 푸르지오클라베뉴는 지난달 1순위 청약에서 일반공급 401가구 모집에 5626명이 몰려 1순위로 마감했다. 그러나 적잖은 당첨자가 계약을 포기했고, 일각에선 절반 수준이라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이는 고분양가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단지로 전용면적 59㎡가 10억원 초반, 전용 84㎡가 13억원 후반대라 인근 시세보다 2억원 정도 높아 시세차익 기대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매제한이 6개월인데 입주예정일이 더 빨리 도래한다는 부분과 후분양 물량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도 보인다. 실제 내년 3월이 입주여서 잔금 마련 시점까지 시일이 촉박하다. 여기에 서울 도심 물량이고 인근에 2028년 서부선 신상도역(가칭)도 예정됐지만, 현재는 7호선 장승배기역이 도보 10여분이 걸리는 언덕에 입지했다는 부분도 계약 포기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미계약 속출 물량은 '호반써밋 개봉'이다. 지난달 일반분양(190가구)에서 2776명이 몰리며 1순위로 마감했지만, 당첨자의 38%가 계약을 포기해 오는 16일 72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줍줍)을 실시한다.
이 단지의 전용 84㎡ 분양가는 9억원대 후반이라 발코니 확장비 등 일부 유상옵션을 포함하면 10억원이 넘는다. 인근 단지보다 1억 원 이상 높게 분양가가 책정된 터라 시세 차익 기대가 어렵고, 비행기 소음 구역이라는 부분이 부각되며 계약포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시장에서는 서울지역에서의 이런 현상이 그리 오래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있다. 같은 고분양가 논란 속에서 서울과 지방의 상황은 크게 차이가 나는 상태라 최근 겨우 악성 미분양을 털어낸 대구 수성구 '만촌자이르네'처럼 할인분양 등을 실시할 가능성은 낮다고 예상하고 있다.
그렇지만 당분간 분양 시장은 활황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조사한 10월 아파트 분양 전망지수는 전월보다 6.4포인트 하락한 83.8로 집계됐다. 지난 8월 100.8을 기록하며 2021년 6월 이후 2년 2개월 만에 100선을 넘었던 지수가 지난달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부진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는 것. 특히 서울은 지난달 대비 2.4포인트 내린 100.0으로 기준선에 겨우 턱걸이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지수가 하락세를 보인 반면 인천(93.5→103.6), 대구(100.0→107.4), 세종(107.1→112.5), 경북(72.2→75.0), 부산(95.8→96.3) 등은 전월 대비 지수가 상승했다. 이들 지역은 그간 누적된 미분양 물량이 줄면서 분양 전망에 다소 긍정적인 기운이 감돌았으나, 그렇다고 분양 전망 회복을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진단도 나온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서울 아파트 수요는 전국으로 봐야하기 때문에 완판은 되겠지만, 분양가 부담으로 발생한 미계약인 만큼 완판까지는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향후 나올 신규 물량들 역시 입지나 시세차익 기대치가 시장 눈높이와 맞지 않는다면 비슷한 상황을 만날 가능성도 높다"고 진단했다.
이미연기자 enero2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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