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화학 계열사, 중국이 못 만드는 고부가가치 비중 늘린다

이재덕 기자 2023. 10. 1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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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교현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겸 롯데 화학군 총괄대표 부회장(가운데)가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NH금융타워에서 ‘롯데 화학군 상장사 통합 CEO IR 데이’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 김 부회장, 김용석 롯데정밀화학 대표. 롯데케미칼 제공.

롯데케미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등 롯데그룹 내 화학 계열사들이 전기차 배터리 등에 쓰이는 고분자 소재 분리막, 동박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키로 했다. 재활용 플라스틱, 청정 암모니아·수소 생산 등 친환경 사업 비중도 늘린다. 최근 중국 사업 위축으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지자 중국 업체들이 만들기 힘든 고품질 제품에 집중해서 어려움을 돌파키로 한 것이다.

롯데그룹 화학군은 최근 서울 여의도 NH금융타워에서 국내 주요 투자기관·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최고경영자(CEO) IR 데이’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교현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부회장) 겸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는 “급격한 국제 정세 변화, 화학산업 변화로 그 어느 때보다 민첩하게 움직여야 하는 시기”라며 “수익성 최대 확보와 효율성 최적화라는 목표 아래 사업을 고민하고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케미칼은 배터리 분리막으로 쓰이는 폴리에틸렌(PE)과 폴리프로필렌(PP) 등 고부가제품 비중을 늘려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분리막은 리튬이온 배터리 내 양극재와 음극재가 닿지 않도록 막아주는 ‘벽’인 동시에 리튬이온이 지나다니는 ‘통로’로, PE·PP 등 고분자 소재가 활용된다. 태양전지를 보호하는 태양광 충진재(EVA) 사업 비중도 늘린다.

롯데케미칼은 “중국 내 석유화학제품 자급률 상승과 지속가능 성장 화두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전략 및 포트폴리오 전환이 필요했다”며 “범용 제품의 저수익 사업군 비중은 축소한다”고 설명했다.

또 버려진 플라스틱을 재활용하는 ‘PCR’ 사업을 2030년까지 50만t 규모로 확대한다. 이를 위해 국내 최대 페트(PET) 생산기지인 울산공장을 2030년까지 34만t 규모의 화학적 재활용 페트(C-rPET) 생산라인으로 전환하는 작업 등이 진행 중이다.

또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강도가 높고 길게 늘어나는 ‘하이브리드 동박’ 기술력을 앞세워 유럽·북미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밝혔다.

동박은 배터리 음극재로 쓰이는 구리판으로, 얇고 길고 넓게 펴질수록 좋은 제품으로 평가된다. 일진그룹에서 올해 3월 인수한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지난해 글로벌 동박 점유율은 13%로, SK넥실리스(22%), 중국 왓슨(19%), 대만 창춘(18%)에 이어 4위다.

롯데정밀화학도 식물성 캡슐·시멘트 등에 투입해 점성·보습성 등을 늘리는 셀룰로스 유도체 생산 규모를 키우고, 청정 암모니아·수소 사업도 확대하기로 했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현재 화학 제품 수출 물량의 절반이 중국으로 가는데, 중국 기업들이 최근 범용제품 생산을 늘리면서 국내 기업들이 고민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이 따라오지 못하는 고부가가치 소재 등 새로운 먹거리로 눈을 돌리는 국내 기업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덕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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