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만 남은 이스라엘 지상군 투입…“2006년 레바논 침공 이후 최대”

NYT “이스라엘군 수만 명 투입, 하마스 고위인사 제거 목표”
하마스, 매복 등으로 대응…민간인 ‘인간 방패’ 이용 우려도

(시사저널=신현의 디지털팀 기자)

지난 11일(현지 시각) 가자지구와 인접한 이스라엘 국경에서 이스라엘군 탱크가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예고한 가자지구 지상전에 수만 명의 병력을 투입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복수의 이스라엘군 장교들은 이번 지상전에 이스라엘 군인 수만 명이 투입되며, 지난 7일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주도한 하마스의 지도부를 제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이번 군사 작전은 지난 2006년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가 자국 병사를 납치한 것에 대응해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침공한 이후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2008년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가 내전을 벌인 1차 가자전쟁 이후 처음으로 가자지구 점령을 시도하는 전쟁이다.

이스라엘군은 아직까지 가자지구 지상전을 공식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중요한 지상 작전에 중점을 두고 전국에 병력을 배치해 전쟁의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이날 가자지구 외곽의 군부대를 방문해 "다음 단계를 위한 준비가 됐나. 다음 단계가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육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학살을 저지른 하마스의 궤멸과 그 지도자들의 제거가 목표"라며 "하마스는 가자 지구를 군사·정치적으로 통치하지 않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가자 시티에 있는 하마스 고위 인사 야히아 신와르를 사살하는 데 특히 집중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 장교들은 군사 작전을 펼칠 이스라엘 기동타격대에는 보병대 외에도 탱크·공병대·특공대가 포함된다고 전했다. 지상군은 전투기와 전투용 헬리콥터, 공중 드론과 포병의 엄호를 받는다.

장교들은 또 이번 작전의 효율성을 위해 이스라엘군의 교전 규칙이 완화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병사들이 적으로 의심되는 사람을 쏘기 전 확인 절차가 적어졌다면서도 자세한 내용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군 골란 바치 대령은 병사들이 공습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싸울 수 있도록 추가 훈련을 받았다고 했다.

그러나 지리를 잘 알고 게릴라전에 능한 하마스의 수비태세가 이스라엘군으로선 걸림돌이다. 좁고 빽빽한 도시에서 싸운다면 이스라엘군도 상당한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마스는 가자지구 안에 미로 같은 지하 터널을 수백마일 구간으로 파놓고 활동하고 있으며, 그 안에 각종 함정을 설치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가자지구 북부 여기저기에 있는 터널에서 불쑥 튀어나와 이스라엘군을 뒤에서 공격할 것이라는 게 NYT에 밝힌 익명의 하마스 관계자의 전언이다.

하마스는 이스라엘 인질이나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이용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주민 대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이스라엘 지상군이 투입될 경우, 민간인이 하마스로 오인돼 사살되는 참극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