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분석] 내전근 부상 위험 최준용의 부상투혼. KCC 난적 현대모비스 81대76 누르고 KBL 컵대회 우승
[군산=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최준용은 2쿼터 6분7초를 남기고 갑자기 코트에 쓰러졌다. 오른쪽 사타구니 부위를 세게 두드렸다. 결국 코트를 빠져나갔다. KCC 관계자들은 "정밀검진을 해봐야겠지만, 내전근 부상이 의심된다. 최준용이 쓰러질 때 '뚝 소리가 났다'는 얘기를 했다. 치료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안드레 에밋이 이 부상 때문에 2달 이상을 쉬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에밋은 KCC의 레전드 외국인 선수였다.
그런데, 최준용은 전반전이 끝난뒤 하프타임에 정상적으로 몸을 풀기 시작했다. 최준용은 "일단 뛰겠다. 상태가 좋지 않으면 교체 사인을 주겠다"고 했다.
부산 KCC가 우승을 차지했다. 최준용은 부상 악재에도 끝까지 경기를 소화하며 우승을 이끌었다.
KCC는 15일 군산 월명체육관에서 열린 '2023 MG새마을금고 KBL 컵대회' 결승전에서 울산 현대모비스를 81대76으로 눌렀다. 알리제 존슨이 24득점, 허 웅이 15득점, 최준용이 11득점을 올렸다. 현대모비스는 게이지 프림이 20득점, 이우석이 18득점으로 고군분투.
MVP는 알리제 존슨이 차지했다. 기자단 투표 71표 중 43표를 얻었다.
KCC는 올 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다. 비 시즌 최준용을 영입했다. 송교창이 상무에서 제대한다. 국가대표 출신인 두 선수는 리그 최고의 윙맨 자원이다. 이승현과 허 웅이 있고, 다재다능한 외국인 선수 엘리제 존슨도 영입했다.
현대모비스는 4강에서 파란을 일으켰다. 올 시즌 최강으로 꼽히는 서울 SK를 89대88, 1점 차로 누르고 극적으로 결승에 올랐다. 현대모비스는 슈퍼스타는 없다. 국가대표 이우석이 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다. 하지만, 로테이션 폭이 넓고 로스터에 들어간 12명의 선수가 모두 실전에서 통할 수 있는 전력. 게다가 활발한 로테이션과 '짐승'같은 활동력을 가진 올 시즌 강력한 다크호스다.
반면, KCC는 준결승에서 수비에 문제가 있었다. 2대2 수비는 허술했고, 압박 강도와 활동력이 높지 않았다.
1쿼터 예상을 깨고 현대모비스가 35-15, 무려 20점 차 리드를 잡았다. 현대모비스의 장점, KCC의 약점이 결합한 충격적 결과였다.
현대모비스는 1쿼터 8개의 리바운드, 9개 어시스트. 야투 성공률은 무려 75%에 달했다. 이우석(12득점) 김태완(7점)이 KCC 수비 약점인 미드 레인저, 코너를 제대로 공략했다.
2쿼터 KCC의 반격 타임. '기어'를 갈아끼웠다. 이호현과 이근휘가 들어왔다. 트랜지션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외곽 오픈 찬스가 만들어졌다. 이근휘가 3점슛 3개, 최준용이 3점슛 2개를 퍼부었다. 반면, 2쿼터 현대모비스의 약점이 나왔다. 중요한 흐름, 승부처에서 확실하게 득점을 올려줄 수 있는 '코어'가 부족했다.
KCC는 2쿼터 막판 알리제 존슨이 폭풍같은 속공으로 연속 7득점, 결국 전세를 뒤집었다.
공교롭게도 1, 2쿼터 양팀의 최대 장점과 최대 약점이 번갈아 나왔고, 롤러코스터같은 경기력이 선보였다. 전반 종착점은 52-52, 동점.
3쿼터, 일진일퇴의 공방이 이어졌다. 1~2점 차의 숨막히는 접전. 승부처가 다가오고 있었다. 결승전 다운 경기력이었다.
4쿼터 양팀은 수비에 집중. 이호현의 자유투 2득점. 최준용이 트랜지션으로 현대모비스 수비를 뚫었다. 77-70, 남은 시간은 2분45초, 승패가 사실상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KCC는 컵대회 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최강 전력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최준용과 엘리제 존슨은 폭풍같은 트랜지션 능력으로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강력한 스피드를 활용한 KCC의 순간 득점 폭발력은 역대 최고 수준이다.
예선에서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현대 모비스 역시 경기를 치를수록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최고 외국인 선수 중 한 명이었던 게이지 프림은 여전히 위력적이었고, 케베 알루마 역시 현대모비스의 약점인 노련한 경기운영능력을 보이면서 합격점을 받았다. 게다가 김지완 함지훈 김국찬 등 벤치 멤버들이 주전들과 기량 차를 최소화하면서 강력한 로테이션 폭을 자랑했다. 군산=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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