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대표' 내세운 바이낸스… 고팍스 변경신고 이뤄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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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원화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가 대표이사로 코스닥 상장사인 시티랩스의 조영중 대표를 내세웠다. 여전히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상자산사업자(VASP) 변경신고를 이뤄내기 위한 승부수로 받아들여진다. 대표이사 변경을 계기로 금융당국의 의구심을 씻어낼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와 관계된 불안감이 여전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15일 가상자산업계에 따르면 고팍스(운영사 스트리미)는 지난 12일 조영중 시티랩스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조 대표는 고팍스와 시티랩스 대표를 겸임한다.
시티랩스는 지난달 22일 스트리미 지분 8.55%를 54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했다. 구주 1만6877주와 유상증자 신주 5만9431주를 취득하는 형태다. 다음 달 6일 지분 취득이 완료되면 시티랩스는 바이낸스에 이어 고팍스 2대주주에 오른다.
2006년 설립된 시티랩스는 ITS(지능형 교통 시스템) 통합 솔루션과 디지털마케팅, 블록체인 솔루션 등 사업을 펼치는 업체다. 최대주주는 지분율 18.95%를 보유한 다올글로벌이다. 경영컨설팅 사업을 영위하는 다올글로벌 최대주주는 한상우 대표로 지분율은 30%다.
조 대표는 "주력 사업부문인 고팍스 수익성 체계를 살펴보고 경영 안정화를 위한 체질 개선에 집중해 갈 계획"이라며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대외 여건도 우호적으로 전개되고 있는 만큼, 사용자 확대 등 중장기 수익모델도 재정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티랩스는 고팍스 2대주주에 이어 대표이사까지 맡으면서 고팍스 인수 의지를 표명했다. 시티랩스는 바이낸스와 협의해 향후 최대주주 수준까지 지분율을 늘릴 것으로 알려졌다.
조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금융당국으로부터 고팍스의 VASP 변경신고 승인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고팍스는 지난 3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VASP 변경신고서를 제출했으나 임원 변경, 자료보완 요구 등으로 아직도 심사가 진행 중이다. 고팍스 측은 코스닥 상장사의 인수 방침과 한국인 대표를 내세운 만큼 VASP 변경신고 심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바이낸스가 대주주로 경영에 참여하는 구조라면 향후 심사도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고팍스의 VASP 변경신고가 지연된 가장 큰 이유로 바이낸스의 적법성 문제가 꼽혔기 때문이다. 바이낸스는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주요 국가에서 자금세탁을 비롯한 각종 의혹과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FIU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이용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고팍스의 VASP 변경신고 심사와 관련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심사 기간을 준수해 수리 여부를 심사하고 있다"며 "임원 변경 시 국내외 금융 관련 법령 위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국내외 기관에 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는 바이낸스 측 외국인 인사들이 고팍스 등기이사진에서 모두 빠졌으나,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시티랩스에 최대주주 지위를 넘기더라도 대주주로 참여하면서 한국 시장 진출을 추진하겠다는 의지가 여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VASP 신고 시 대주주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도 발의된 상태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VASP 대주주 정의 규정 신설과 대주주 관련 사항을 의무 신고 대상으로 포함하는 특금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는 "시티랩스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지만 바이낸스 측이 관여하는 점은 같다. 변경신고 심사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긴 어렵다"며 "고팍스 변경신고 문제는 규제 불확실성을 키워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진욱 기자 sjw@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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