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쇄신 방안’ 내홍…“지도부 물러나야” vs “중구난방 흔들기”

서병수·최재형 등 “각오 없으면 물러나라” 등 당 지도부 비판
장예찬 청년최고위원 “당정 갈등 부추기는 게 쇄신 아냐” 반박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연합뉴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참패를 겪은 국민의힘이 ‘쇄신 방안’을 둘러싼 당내 논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간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작았던 비윤(비윤석열)계가 보선 패배 이후 지도부와 대통령실을 겨냥한 비판 수위를 높여가고 있으나, 당 지도부 등 주류에서는 "대통령실과 지도부를 흔들지 말라"며 ‘김기현 체제’의 안정에 힘을 싣고 있다. 이에 15일 오후로 예정된 긴급 의원총회를 앞두고 점점 내홍 양상으로 치닫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5선 중진인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기현 당 대표를 겨냥, "대통령실만 쳐다볼 게 아니라 국민의 소리를 앞서 전달할 결기가 있느냐"며 "그럴 각오가 없다면 물러나라"고 비판했다. 서 의원은 "정부가 바른 길을 갈 때는 확실하게 뒷받침하겠지만, 민심과 엇나갈 때는 야당보다 더 단호하게 바로잡겠다는 그런 결기가 당신에게 있느냐"며 "집권당 대표라는 자리는 당신이 감당하기에 버겁다"고 맹비난했다. 최재형 의원도 "임명직 당직자 사퇴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다"며 "국민이 내린 사약을 영양제나 피로 회복제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죽어야 산다"고 비판했다.

김영우 전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은 재창당 수준의 쇄신이 필요해 보인다"며 "모든 사안들을 당내에서 최종적으로 누가 사인한 것인가"라고 적어 김 대표를 겨냥했다.

반면 당 지도부는 전날 이철규 사무총장 등 임명직 당직자들의 사퇴로 내홍을 수습하고 후임 당직 인선과 쇄신책 등을 통해 체제 안정에 무게를 두고자 하는 분위기가 읽힌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금만 불리하다 싶으면 대통령부터 걸고 넘어지는 못된 버릇은 버려야 한다"며 "제가 지도부의 강도 높은 쇄신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한 것은 당의 통합을 위해서였지, 지금처럼 ‘중구난방 흔들기’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었다"고 비판했다.

장 최고위원은 "뜬금 없이 ‘용산의힘’이니 대통령 책임이니 하는 자극적인 말로 당정 갈등을 부추기는 게 쇄신은 아니다"며 "이때다 싶어 대통령을 흔들고, 본인들의 공천 기득권을 확보하고 싶은 것은 아닌지 국민과 당원들이 냉정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후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