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대체 불가능한 HBM 1위 자리 증명했다

한지연 기자 2023. 10. 1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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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가 글로벌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에서의 대체할 수 없는 지위를 또 한번 증명해보였다. HBM 최대 고객인 엔비디아에 4세대인 HBM3 독점 공급에 이어 5세대인 HBM3E까지 독점 공급을 앞두면서 경쟁사 대비 기술력 우위를 확인시켰다.

SK하이닉스가 HBM3E 개발 속도를 끌어올린 것은 엔비디아의 적극적 주문 요청 때문이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인공지능)용 GPU(그래픽처리장치)인 'B100' 출시 일정이 당초 내년 4분기에서 2분기로 당겨지면서다. 엔비디아의 GPU는 AI 열풍에 한 대 당 가격이 6000만원대까지 치솟는 등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HBM은 양산형이 아니라 고객 주문형 제품이다. 뒤집어 말하면 하이닉스의 HBM3E 없이는 엔비디아도 자사 GPU를 만들지 못한다는 얘기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 주문에 맞춰 3개월 가량 빨라진 퀄 테스트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다. 올해 6월부터 하이닉스가 HBM3E 샘플을 미리 제공하고, 엔비디아와 협력하며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적용해왔기 때문에 완성도와 개발 속도를 모두 만족시키는 것이 가능했다. 납품 계약 전 최종 관문인 퀄 테스트는 내년 1분기 중, 빠르면 1월 말부터 진행된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전 세계에서 가장 발빠르게 HBM을 개발 중이다. 경쟁사인 삼성전자는 올해 말 HBM3E 샘플을 고객사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마이크론은 최근 HBM3E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했다고 밝혔다.

HBM3E는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현존 최고사양 HBM이다. 초당 최대 1.15TB(테라바이트) 이상의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FHD(풀HD) 영화 5GB(기가바이트) 230편 이상을 1초 만에 처리하는 수준이다. 전세대인 HBM3에 비해 속도는 1.3배, 용량은 1.4배 높아졌다. HBM3에선 8단 적층으로 16GB, 12단 적층으로 24GB 패키지를 제공하는데, HBM3E는 8단이 24GB 용량을 갖췄다. SK하이닉스는 향후 12단 적층·36GB 용량의 HBM3E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HBM 속도와 용량이 증대할 경우 고질적으로 따라오는 발열 문제도 잡았다. HBM3에 비해 HBM3E는 열 방출 성능이 10% 향상했다.

엔비디아는 AI GPU 시장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는 독점 기업이다. 수요가 공급을 크게 뛰어넘으면서 말 그대로 '없어서 못 파는' 상황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엔비디아의 GPU를 두고 "마약보다 구하기 어렵다"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는 엔비디아의 가장 최신 GPU인 H100 수급 불균형이 내년까지도 지속될 것이라고 본다. 엔비디아의 2023년 2분기(5~7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배에 달하는 135억1000만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는 3분기 매출 가이던스로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0% 가량 증가한 160억달러를 제시했다.

SK하이닉스의 HBM3E를 탑재하는 엔비디아의 B100은 H100을 잇는 차세대 GPU다. 씨티 증권은 "B100 GPU가 기술적 관점에서 H100보다 훨씬 더 큰 AI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HBM은 AI시대 필수재로, 최근 길어지는 메모리반도체 불황기에서 유일하게 수익성을 담보하는 제품이다. 전체 메모리 시장에선 1%, D램 시장에서 5~10% 가량의 비중을 차지하지만, 가격이 비싸 수익성은 일반 D램보다 5~10배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의 이번 독점 공급은 실적 흑자전환 시기를 앞당기는 시그널이 될 수 있다. 현재 SK하이닉스 전체 출하량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중은 1% 남짓이지만 매출에선 10%, 영업이익에선 40%를 책임진다. SK하이닉스는 내년도 HBM 출하량을 올해보다 2배에서 4배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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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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