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그리운 우리의 미래 안내자를 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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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월 작고한 고(故) 이어령 교수는 여전히 살아있는 어떤 이들보다 많은 책을 출간한 인물이다.
문학에 대해 이 교수가 "저자의 의도나 정답을 찾는 도식적인 책 읽기가 아니라, 자신의 삶과 사랑과 죽음을 당대의 시대정신과 연관해 읽고 성찰하며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지요"라고 말하면 김 교수는 사무엘 베케트나 솔제니친, 마크 트웨인 등 문인은 물론이고 피카소, 에드워드 사이드, 마이클 샌델 등 수많은 인물이 말하는 문학의 정의를 소개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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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조창완 북 칼럼니스트)
지난해 2월 작고한 고(故) 이어령 교수는 여전히 살아있는 어떤 이들보다 많은 책을 출간한 인물이다. 24권으로 출간된 《이어령 전집》을 비롯해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과 《눈물 한 방울》 등. 저자가 이어령이든 아니든 그를 그리는 마음은 매한가지였다. 그런 가운데 출간된 김성곤 전 서울대 영문과 교수의 《이어령 읽기》는 이어령이 이 땅에 심은 인문의 거목을 더듬을 수 있는 책이다.
이어령 교수는 생전에 동양 분야의 의발(衣鉢·스승이 제자에게 전수하는 깨달음의 물증)을 정재서 교수에게, 서양 분야의 의발은 김성곤 교수에게 전해 주고 싶다고 했다. 《이어령 읽기》는 이 교수가 암 투병 중일 때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정기적으로 만나 대화한 내용을 김 교수가 꼼꼼하게 기록하고 정리한 '이어령론'이다. 1부 '바람과 물결 사이에서 본 문학, 문명, 문화'를 비롯해 '인공지능' '이성, 자연, 문명' '생명사상' 등 총 4부로 구성됐다.
책은 각 화두를 이 교수가 한 이야기로 풀어내고, 김 교수가 해설을 겸한 자기 생각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구성됐다. 문학에 대해 이 교수가 "저자의 의도나 정답을 찾는 도식적인 책 읽기가 아니라, 자신의 삶과 사랑과 죽음을 당대의 시대정신과 연관해 읽고 성찰하며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지요"라고 말하면 김 교수는 사무엘 베케트나 솔제니친, 마크 트웨인 등 문인은 물론이고 피카소, 에드워드 사이드, 마이클 샌델 등 수많은 인물이 말하는 문학의 정의를 소개하는 식이다.
흥미로운 부분은 대륙 세력을 대표하는 중국과 해양 세력을 대표하는 미국이 헤게모니 싸움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선택할 길에 대한 두 사람의 견해다. 결론적으로 한국이 글로벌 선진국이 되기 위해 13가지를 갖추라고 제언한다. 그 가운데는 관대함, 세계시민 지향, 제3의 가능성 인정, 일관성, 왜곡된 평등의식 지양, 노블레스 오블리주, 품위 등 좀 더 성숙한 의식이 대부분이다.
나가는 말을 통해 김 교수는 이 교수가 이 시대 르네상스맨이라고 칭한다. 다 빈치나 갈릴레오, 셰익스피어처럼 다방면으로 뛰어난 재주를 갖고 있으며, 거시적인 안목으로 미시적인 것들을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말이다. 갈수록 국제적 갈등까지 커가는 시간이라 그런 관점이 더욱 그립고, 고인이 더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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