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주행’ 차 보고 놀라 발 삐끗한 보행자…법원 “운전자 무죄”

중앙선을 침범해 역주행하다 횡단보도를 건너던 보행자를 놀라게 해 다치게 한 혐의로 약식 기소된 운전자가 정식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판사 김봉준)은 최근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위반(치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40대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법원은 “피해자가 ‘형법상 상해’를 입었음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을 정도로 엄격하게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법원은 병원 진단서 발급은 검사 결과가 아닌 피해자의 주관적인 진술에 의존한 것으로 전치 1주에 불과하고, 피해자가 약물 처방 등 치료를 받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범죄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A 씨는 지난 2월 오후 5시쯤 서울 강남구의 한 교차로에서 앞선 차들을 추월해 중앙선을 넘어 좌회전을 시도하다 횡단보도의 보행자를 보고 급정거했습니다.

당시 횡단보도를 건너던 피해자는 A 씨 차량을 피하려다 발목을 삐었고, 병원에서 전치 1주 염좌 진단을 받았습니다.

검찰은 A 씨가 차선을 지키며 보행자가 통과하기를 기다려 사고를 방지해야 하는 주의 의무를 게을리했다면서 벌금 100만 원에 약식 기소했지만, A 씨는 검찰 처분이 부당하다며 정식으로 재판을 청구했습니다.

1심 법원은 A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지만, 검찰은 무죄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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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