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인 줄 알고 마셨는데…30대 여성 4달째 의식불명

검사실 책상 위 종이컵에 물 아닌 유독성 용액
모르고 마신 30대 여성 근로자 '뇌사 상태'
경찰, 회사 및 관계자들 검찰로 송치
업무상과실치상·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 적용

종이컵에 담긴 유독물질을 마신 30대 여성 근로자가 뇌사 상태에 빠진 가운데 경찰이 회사 관계자들을 검찰에 송치하기로 했다.

1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동두천경찰서는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직장 동료 A씨와 해당 회사 공장장 B씨, 안전관리자 C씨 등 3명을 오는 16일 불구속 송치한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 대해서는 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기로 했다.

근로자 D씨는 지난 6월 28일 오후 4시께 검사실 책상 위에 올려진 종이컵을 발견, 그 안에 담긴 투명한 액체를 물로 생각하고 마셨다. 하지만 해당 액체는 불산이 포함된 유독성 용액으로, 동료 A씨가 검사를 위해 따라 놓은 것이었다.

D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맥박과 호흡은 정상으로 돌아왔으나 뇌사 상태에 빠져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및 CCTV 확인 등을 통해 회사 관계자들을 상대로 고의성과 과실 여부 등을 조사해왔다. 그 결과 D씨를 해치려 한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유독물질에 대해 표시하거나 이를 일정한 용기에 담지 않았던 점 등 안전 관리 의무를 소홀히 한 점을 토대로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를 적용하게 됐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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