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M&A시장 이르면 내년 반등···韓 2차전지는 매력적 투자처”
“최근 만난 PE 관계자 22개월 만에 중국 투자 재개”
“2024년 中시장 지난해보다 좋아질 거란 긍정적 신호”
한국 PE 시장에는 “첨단산업 분야에 해외 투자자 관심”
고금리 장기화 상황 대안으로 '컨티뉴에이션 펀드' 제시
“침체 상태가 장기간 유지되기에는 중국 시장은 너무나 크고 역동적입니다. 이르면 내년부터 중국의 인수합병(M&A)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폴 디자코모 BDA파트너스 글로벌프라이빗에쿼티(PE)부분 대표는 15일 싱가포르 콘래드 센테니얼 호텔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중국 투자시장의 전망을 묻는 질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중국 시장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으로 고조된 갈등이 금융분야까지 옮겨 붙었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고강도 방역정책은 중국 투자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2021년 말부터 올 6월까지 중국 주식·채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금 1880억 달러(약 253조 원)가 빠져나갔다.
디자코모 대표는 “(미중 갈등 같은) 지정학적 요인이 규제 불확실성과 관련해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키운 건 사실”이라면서도 “중국은 여전히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시장”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지난 주 홍콩에서 만난 한 사모펀드(PEF) 운용사 관계자가 ‘지난 22개월 동안 단 한 건의 거래(딜)도 진행하지 않았지만 최근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고 말했다”며 “이는 2024년이 2022년과 2023년보다 분명 나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시그널”이라고 전했다.
디자코모 대표는 중동 지역의 국부펀드들이 아시아 지역 PE들에 대한 출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그는 “국제정치적 이유를 고려하더라도 중동 지역 국부펀드들은 중국 시장에 자본을 투입하고 싶어하는 몇 안 되는 그룹 중 하나”라며 “중국 내 무한책임투자자(GP)들도 오일 머니와의 협력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자코모 대표는 한국 PE 시장과 관련해서는 “PEF 운용자산(AUM)의 절대적인 규모는 작지만 2012년 대비 7배, 2017년 대비 3배 이상 성장했다는 점은 뚜렷한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관전용 PEF 약정액은 125조 3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4% 늘었다. 디자코모 대표는 SK온이 올해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블랙록, 중국계 투자사인 힐하우스캐피탈 등으로부터 조 단위 투자를 유치한 사례를 언급하며 “해외 투자자들은 한국의 화학공업, 정보기술(IT), 금융 등 첨단산업 분야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PE 시장이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는 ‘컨티뉴에이션 펀드(기존 보유하던 자산에 다시 투자하는 새 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디자코모 대표는 “GP 입장에서는 투자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서 펀드 기간을 연장할 수 있고 기존 펀드의 유한책임투자자(LP)는 기존 약정의 만기를 연장할 지 혹은 시장 가격에 판매할 지 선택할 수 있다”며 “GP와 LP 모두에게 선택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M&A 자문사 BDA파트너스는 1996년 설립 이래 아시아 지역에서의 IB 딜을 전문으로 자문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서울, 도쿄, 상하이, 홍콩, 호치민시, 싱가포르, 뭄바이 등 아시아 7개 도시에 지점을 열고 실무진을 배치했다. 디자코모 대표는 “2020년 이후 100건 이상의 거래에 대해 자문을 제공했으며, 그 중 80건 이상이 아시아 지역 M&A딜이었다. 또 이 중 약 70%가 PEF 관련 딜이었다”고 설명했다.
BDA파트너스가 2019년부터 매년 주최하고 있는 PE콘퍼런스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IB업계 네트워킹 행사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 11~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 5회 BDA PE콘퍼런스에도 120여 개 PE와 40여 개 기업이 참석해 서로 잠재적 투자자와 피투자사를 만났다.
싱가포르=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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