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부정 신호 동시 발산하는 중국 경제, 향방은?

정지우 2023. 10. 1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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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복세 이어가는 수출, 증가한 위안화 대출, 제조업 경기전망도 확장 국면
-3분기 경제성장률은 4.4% 불과, 소매판매와 산업생산도 하락 전망
중국 경제성장률 추이. 그래픽=연합뉴스

【베이징=정지우 특파원】 중국의 9월 경제 지표가 긍정과 부정적인 신호를 동시에 발산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호전’에 방점을 찍지만, 디플레이션 우려와 부동산 냉각이 여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나친 낙관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15일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리창 국무원 총리는 지난 13일 경제 전문가와 기업가 간담회를 열고 “경제 운영이 3·4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면서 “긍정적인 요소가 축적돼 연간 목표 달성을 위한 견고한 토대를 마련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의 주장은 경제 지표의 9월 실적을 근거로 삼고 있다. 이날 중국 해관총서(관세청)가 발표한 수출은 전년 동월대비 6.2% 감소했다. 지난 5월 이래로 5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지난 7월(-14.5%)과 비교하면 감소폭을 크게 줄였다. 또 전망치 -7.6%도 넘어섰다. 수입 역시 11개월째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도 전월 -7.3%보다는 나아졌다.

뤼다량 해관총서 대변인 겸 통계분석국장은 기자회견에서 “국내 정책이 발전하고 심화되면서 중국 대외 무역은 안정적으로 운영됐으며 발전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내놓은 금융 데이터를 보면 올해 3·4분기까지 위안화 대출은 19조7500억위안으로 1년 전과 견줘 1조5800억위안 증가했다. 또 사회융자 규모는 29조3300억위안으로 1조4100억위안 늘었다.

쩌우란 인민은행 통화정책국장은 “중국 경제의 기초 체력은 견고하며 세계 대형 경제에서 계속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통화정책은 기대 이상의 도전과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비축량을 가지고 있으며, 역주기 조절을 계속해 경제 내생동력과 활력을 활성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도 향후 전망을 희망적으로 바라봤다.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0.2를 기록했다. 이 지수가 50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그 반대면 경기 위축을 의미한다. 9월 수치는 6개월 만의 확장 국면이다.

판궁성 인민은행장은 13~14일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열린 제48회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 회의에 참석, “올 들어 중국 경제가 지속적으로 회복되고 있으며 전반적인 회복세가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음 단계에서 중국은 경제 성장과 지속 가능성의 균형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고품질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모든 지표가 낙관적이진 않다. 같은 날 중국 국가통계국이 공개한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작년동월대비 0.0%로 집계됐다. 전월 0.1%, 전망치 0.2%를 밑돌았다. 중국의 월간 CPI는 지난 7월 -0.3%로 2년 6개월 만에 최저점을 찍은 뒤 8월 들어 반등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떨어졌다.

생산자물가지수(PPI)는 -2.5%로 12개월째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디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여기다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오는 18일 발표하는 중국의 3·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1·4분기는 4.5%, 2·4분기는 6.3%였다.

전분기 대비 3·4분기 성장률 전망치도 1.0%에 불과했다. 인구 2500만명의 상하이 봉쇄 충격의 기저효과가 작용했던 2·4분기 0.8%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리오프닝 효과로 1·4분기는 2.2%를 기록했었다.

아울러 차이신은 소비상황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보다 0.1%p 떨어진 4.5%, 제조업 동향을 반영하는 산업생산은 0.2%p 하락한 4.3%로 내다봤다. 농촌을 제외한 공장, 도로, 전력망, 부동산 등 자본 투자에 대한 변화를 보여주는 1~9월 고정자산투자는 전월 3.2%와 변함이 없을 것으로 관측됐다.

9월(누적) 부동산 개발 투자 증가율에 대한 예상치는 없다. 그러나 창장상업대학의 3·4분기 ‘투자자 의향 조사’ 보고서를 보면 향후 1년 이내에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를 줄이겠다는 응답자가 31.7%에 달했다.

주요 외신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는 신호가 나오고 있지만, 회복 모멘텀의 강도에 대한 우려는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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